노자가 재즈를 만나다
[25장 천지인(天地人)]
有物混成 先天地生 寂兮寥兮 獨立而不改 (유물혼성 선천지생 적혜요혜 독립이불개)
周行而不殆 可以爲天下母 吾不知其名 (주행이불태 가이위천하모 오부지기명)
字之曰道 强爲之名曰大 大曰逝 逝曰遠 (자지왈도 강위지명왈대 대왈서 서왈원)
遠曰反 故道大 天大 地大 王亦大 (원왈반 고대도 천대 지대 왕역대)
域中有四大 而王居其一焉 (역중유사대 이왕거기일언)
人法地 地法天 天法道 道法自然 (인법지 지법천 천법도 도법자연)
적혜요혜(寂兮寥兮), 독립불개(獨立不改). 형체도 없고, 소리도 없다. 변함없이 홀로 서 있는 존재는 무엇일까. 노자는 도(道)라고 보았다. 마지막 구절에서, 노자가 제시하는 인간의 조건은 “사람은 지구의 질서를 따르고(人法地), 지구는 하늘의 질서를 따르며(地法天), 하늘은 도의 질서를 따르고(天法道), 도는 자연의 스스로 그러한 질서를 따르는 것이다(道法自然).”라고 말한다. 따라서 천(天)과 지(地), 그리고 사람(人)은 도를 따르는 것이고 그것이 자연의 이치라고 설명한다. 천(天)+지(地)+인(人)=도(道). 천지인의 사상은 ‘천부경(天符經)’에도 나오며, 공교롭게도 천부경 81자는 노자도덕경의 81장과 닮아 있다. 또한 〈훈민정음〉의 중성 11자는 천(ㆍ), 지(ㅡ), 인(ㅣ)의 삼재(三才) 사상에 따라서 상형되었다. 천지인의 사상은 오징어게임에서 등장하는 원(◯), 방(□), 각(△)의 도형으로도 있고, 삼국유사(三國遺事) 기이편(紀異篇)에 실린 고조선(古朝鮮) 건국 신화의 사상은 경천애인, 홍익인간, 재세이화이다. ‘생명의 뿌리가 하늘에 있음을 알고 타인을 사랑하는 일’(敬天愛人), 자신의 사익을 넘어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고자 하는’(弘益人間) ‘세상에 존재하는 것을 이치에 맞게 다스린다’(在世理化). 사진으로 말하자면 천(天)은 자연풍경(landscape)이고, 지(地)는 땅위에 인간이 만들어 놓은 인공물(artifact), 사회적 풍경으로 유물들이나 건물들이고, 인(人)은 사람이다(portrait).
베르너 하이젠베르크(Werner Heisenberg)는 20세기 물리학의 혁명을 이끈 주요 인물 중 한 명으로, 특히 양자역학의 발전에 중대한 공헌을 했다. 그의 업적중 하나는 불확정성 원리로, 입자의 위치와 운동량을 동시에 정확히 측정할 수 없다는 것을 제시했다. 그의 저서 “부분과 전체(Physics and Beyond)”는 과학적 문제로만 한정지을 수 없다. 세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고 있다. 사진가 또한 사진을 촬영할 때 부분으로 보기도 하지만, 전체로도 동시에 보는 눈을 길러야 한다. 와이드앵글과 클로즈업은 사물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하이젠베르크는 자연이 독립적인 ‘부분’들의 단순한 집합이 아니라 상호 연결된 ‘전체’로 작동한다고 주장한다. 동양 철학의 전체론적 관점과 양자역학의 세계관은 유사하다. 하이젠베르크의 핵심 메시지는 "과학은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불확정성 원리는 모든 자연 현상이 예측 가능하다는 기존의 믿음을 무너뜨렸다.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은 절대적 진리보다는 ‘관계 속에서의 의미’로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마찬가지로 ‘현상은 관찰자의 인식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는 것이다. ‘부분은 전체 속에서만 그 의미를 갖는다.’ 관계속에서만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고사에는 ‘한 부분의 무늬(一班)를 보고 전체(全班)를 안다’와 같은 말이 있다. ‘모든 것은 부분과 같고 부분은 전체와 같다’이다. ‘多卽一, 一卽多’.
“나는 자연 속의 연관이 결국은 단순하다는 것을 굳게 믿었다. 자연이 이해할 수 있게끔 만들어져 있다고, 더 적절하게 말하자면 우리의 사고 능력이 자연을 이해할 수 있게끔 만들어져 있다고 확신했다. 이렇게 확신하는 이유는 전에 슈타른베르크 호숫가를 걸을 때 로베르트가 했던 말에 근거했다. 그때 로베르트는 자연을 이 모든 형태로 조성한, 질서를 부여하는 힘이 우리의 정신 구조, 즉 사고 능력의 구조 또한 만들었다고 말했던 것이다.”
-베르너 하이젠베르크, 부분과 전체 中-
1975년 조지 이스트먼 하우스에서 윌리엄 젠킨스(William Jenkins)의 큐레이션으로 개최된 <뉴 토포그래픽스-사람이 바꾼 풍경사진(New Topographics: Photographs of a Man-Altered Landscape)>展은 풍경사진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던 전시회이다. 여기에 참여한 작가는 로버트 아담스(Robert Adams), 루이스 발츠(Lewis Baltz), 베허부부(Bernd and Hilla Becher), 조 딜(Joe Deal), 프랭크 골크(Frank Gohlke), 니콜라스 닉슨(Nicholas Nixon), 존 스콧(John Schott), 스티븐 쇼어(Stephen Shore), 헨리 웨슬 2세(Henry Wessel Jr)이다. 대표적 사진가인 발츠(Lewis Baltz)는 이렇게 말한다. “나의 사진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도록 하는 것이다.” 뉴 토포그래픽의 풍경사진은 기존의 미학적 대상으로서가 아닌, 인간적 흥미가 발현되는 장소로서 본다는 것이다. 각각 사진가들은 각자가 바라본 풍경사진을 새롭게 해석한다. 새로운 지형학적 사진(New Topographics)은 인간에 의해 바뀌어진 풍경사진을 보여준다.
“The ideal photographic document would appear to be without author or art.”
-Lewis Baltz-
드럼 연주자 아트 블레키(Art Blakey)는 1954년 호레이스 실버와 함께 재즈 메센저스(Jazz Messengers)를 창단하여 유럽 공연을 하는 한편 1955~61년 블루노트레코드회사에서 여러 개의 훌륭한 음반도 여럿 제작했다. 그는 젊은 음악인들로 하여금 재즈 메센저스에 가입하도록 설득함으로써 그들에게 재즈 연주가로서의 값진 경험을 갖게 해주었다. 1956년 앨범 Hard Bop으로 이 용어를 만들었다. 바비 티몬스(Bobby Timmons)의 Moanin'(https://youtu.be/cNjRQo-zpKA?si=SGyQvSciBpdTR1-l)가 작곡한 이 곡은 블루스와 재즈의 매력을 결합했다. 아트 블레키의 Moanin'를 들어보면 좋을 듯싶다. 이 곡에 노래를 붙인 것은 Caloé의 Moanin'(https://youtu.be/BQ-5_OAo0Eg?si=V0Xao-F4S8CzJJGo)이다. ‘언덕길의 아폴론’이라는 일본 애니메이션에 삽입되기도 했다. 재즈에서 그의 드럼은 어떤 위치일까? 피아노나, 트럼펫과 색소폰과는 달리 드럼은 리듬을 좌우한다. 블래키는 1940년대 후반경 아프리카를 방문하고 난 이후 그의 연주 스타일은 아프리카의 유연한 비트들을 응용하였다. 버디 리치(Buddy Rich), 아트 테일러(Art Taylor), 엘빈 존스(Elvin Jones) 등과 함께 드럼 연주자로 유명하다.
Art Blakey - Moanin'
https://youtu.be/Cv9NSR-2DwM?si=cifFC6s8mQK19VWf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