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장 대기만성(大器晩成)]
上士聞道 勤而行之 (상사문도 근이행지)
中士聞道 若存若亡 (중사문도 약존약망)
下士聞道 大笑之 (하사문도 대소지)
不笑 不足以爲道 (불소 부족이위도)
故建言有之 明道若昧 進道若退 (고건언유지 명도약매 진도약퇴)
夷道若類 上德若谷 大白若辱 廣德若不足 (이도약뢰 상덕약곡 대백약욕 광덕약부족)
建德若偸 質眞若渝 大方無隅 大器晩成 (건덕약투 질진약유 대방무우 대기만성)
大音希聲 大象無形 道隱無名 夫唯道 善始且善成 (대음희성 대상무형 도은무명 부유도 선시차선성)
“크게 뻗어나감은 그 끝이 없으며(大方無隅), 큰 그릇은 오랜 시간이 걸리며(大器晩成), 큰 음악은 특정한 소리가 드물며(大音希聲), 큰 물체는 구체적 형상이 없고(大象無形), 도는 이름이 없다(道隱無名).” 대기만성이라는 말은 많이 듣는 사자성어이다. 비슷한 서양 속담으로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Rome wasn't built in a day)"가 있다. 대기만성형 인간은 영어로 late bloomer(늦게 피는 꽃)라고 관용적으로 표현한다. 晩(늦을 만)은 ‘늦다’라는 뜻이 아니고, 한문에서 늦을 만(晩)을 부정의 뜻으로 ‘免’이라고 쓰인 판본이 많다고 한다. 晩을 ‘無’로 해석하는 경우도 있다. ‘면세(免稅)’등에 쓰이는 ‘면(免)’은 부정의 뜻이다. 면으로 해석하면 대기면성(大器免成)은 ‘큰 그릇은 완성이 없다’로 해석된다. 어쨌든 논란에도 불구하고, 내가 해석하는 대기만성(大器晩成)은 꾸준히 일관되게 해 나가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김광석은 이야기 넷, 인생이야기를 콘서트 장에서 이렇게 말했다. 자신의 공연 횟수 1,000회에 대해 바둑기사 조훈현 9단의 이야기를 비유한다. “바둑을 이기려고 두지는 않았습니다. 그저 돌 하나하나 정성 들여 놓다보니까 기성도 되고, 명인도 되고, 뭐 그랬노라고....” 일관되게 해나가는 것. 쉬우면서 쉽지 않다. 천재는 1%의 영감과 99%의 노력으로 만들어진다는 말이 있다. 에디슨이 한 말이다. 그는 99%의 땀(perspiration)과 1%의 영감(inspiration)에서 천재는 생겨난다고 했다. 땀이나 영감은 영어로 두 단어의 말미인 파송(spiration)은 같다. 어쨌든 예술적 영감은 일관되게 이루어진 땀의 산물이요, 노력의 결정이다.
대기만성이란 반증의 반증을 거듭한다. 《열린사회와 그 적들》로 유명한 칼 포퍼(Karl Raimund Popper)는 ‘반증’에 입각한 과학철학자이다. 연역추론에서 경험적 데이터는 반대로 가설을 꺾는 것, 즉 그 가설이 틀렸다고 보이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 즉 귀납추론을 거부한다고 하더라도, 경험적 데이터는 여전히 가설을 반증(falsify)할 수는 있다. 경험적 데이터는 결코 “쌓이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험적 데이터는 “가설을 무너뜨릴 수는” 있다. 즉, 가설에 경험적 데이터를 하나하나 대입해서, 그 하나하나에 반증의 연역추론을 할 수 있는 것이다. 포퍼는 바로 이런 방식으로 과학이 정당화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인간의 이성은 불완전하므로 아무리 훌륭하고 똑똑한 사람의 주장이라도 틀릴 수 있기에, 우리는 비판할 수 있는 것이고, 반증은 또 다른 반증을 통해서 열린사회로 간다는 것이다.
“내가 이성이나 합리주의에 대해 말할 때 의미하는 것은 우리가 실수와 오류에 대한 비판, 특히 다른 사람에 의한 비판을 통해, 그리고 결국에는 자기비판을 통해서도 배울 수 있다는 확신이다. 합리주의자는 옳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보다 단지 배우는 것이 더 중요한 사람이다.”
-칼 포퍼-
재즈 사진가 윌리엄 클랙스턴(William Claxton)은 재즈의 깊고 감성적인 소리를 흑백사진으로 고스란히 전달했던 사진가이다. 많은 재즈 아티스트들의 열정과 즉흥성을 독특한 감성으로 사진에 담아냈다. 그의 사진은 흑과 백의 대비를 통해 재즈가 지닌 시대적 맥락을 시각적으로 표현하였다. 허먼 레너드(Herman Leonard), 로이 디커라바(Roy DeCarava), 프랜시스 울프(Francis Wolff), 짐 마셜(Jim Marshall), 지미 카츠(Jimmy Katz) 등도 재즈 뮤지션들을 찍었다. 그의 사진은 특히 쳇 베이커(Chet Baker)의 사진으로 유명하다. 이 들이 남긴 작업은 단순히 기록적인 의미를 넘어, 재즈와 사진이라는 새로운 감동을 선사한다. 쳇 베이커의 “Chet Baker Sings” 앨범 커버는 그의 매력적인 외모와 감미로운 음악 스타일을 잘 보여주었다.
“Photography is Jazz for the eyes. All I ask you to do is to listen with your eyes. During a pause in the photo session, Chet sat down at the piano and began to noodle. I call this picture ‘Young Beethoven’.”
-William Claxton-
퀸시 존스(Quincy Jones)는 재즈 연주자, 작곡가, 음악 프로듀서, 영화음악 작곡가이다. 마이클 잭슨, 레이 찰스, 사라 본, 엘라 피츠제랄드, 제임스 잉그램, 레슬리 고어 등을 비롯한 수많은 인기 가수들의 음반을 프로듀싱하였다. 그의 음악세계는 워낙 방대하여, 그의 인생과 음악 여정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인 '퀸시 존스의 음악과 삶'(원제는 'Quincy')(2018)을 보면 좋을 듯 싶다(https://youtu.be/lfHuP7uymqY?si=tXKnJFHHfmB2Mluw). 2013년 80세 생일 기념으로 내한한 그의 제임스 잉그램의 'Just Once' 라이브는 유튜브에서 반응이 무척 좋은 편이다(https://youtu.be/BceqQyMq6fU?si=fpIcMlepgsWa82sH). 그가 만든 노래 중, 퀸시 존스(Quincy Jones), 차카 칸(Chaka Khan), 그리고 심플리 레드(Simply Red)가 함께 공연한 "Everything Must Change"는 변화와 그 필연성을 주제로 한 곡이 있다. 이 노래는 시간이 지나면서 생기는 다양한 변화와 그에 대한 감정을 깊이 있게 탐구한다. 모든 물질은 변한다. 동물원의 노래 <변해가네>에서도, 봄여름가을겨울의 노래 <사람들은 모두 변하나 봐>에서도 모든 것은 변한다. 그는 400장 이상의 앨범에 이름을 올렸고, 35편의 영화 음악을 작곡했다. 1977년 그는 미국 사회 노예의 뿌리를 추적한 대작 드라마 ‘뿌리’의 음악으로 에미상을 공동수상했다. 존스는 그래미상 후보에 79번 오르고 27번 수상했다. 성공한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서 스스로의 정체성을 잊지 않으며 평화롭게 소통, 연대하고자 평생 노력해왔다. 흑인음악 연구소 설립에 큰 도움을 주었고 행사 수익금은 아프리카계 미국인 예술과 음악 국립 도서관 설립을 위해 기부했다.
Quincy Jones, Chaka Khan & Simply Red live - Everything Must Change
https://youtu.be/kYY2kuUnpfU?si=_3FXCqFrx4iljCX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