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장 불완전함의 경이로움]
大成若缺 其用不弊 (대성약결 기용불폐)
大盈若庶 其用不窮 (대영약충 기용불궁)
大直若屈 大巧若拙 大辯若訥 (대직약굴 대교약졸 대변약눌)
躁勝寒 靜勝熱 (조승한 정승열)
淸靜爲天下正 (청정위천하정)
“큰 그림에서 바로 가려는 행위는 굽어보이기도 하고(大直若屈), 큰 그림에서 완성도를 높이려는 행위는 졸렬하게 보이며(大巧若拙), 큰 주제를 이야기 하다보면 말주변이 어눌해 보이기도 한다(大辯若訥).” 자칫 큰 그림을 그리려다 보면, 큰 욕심을 내다보면, 자칫 놓칠 수도 있다. 첫 구절에서 ‘큰 성과물은 무언가 흠이 있어 보이지만(大成若缺), 그 쓰임에 나쁨이 없다(其用不弊)’고 말한다. 우리는 모두 완벽하려고 노력하지만, 실수를 하게 된다. 작은 실수가 결코 흠은 아니다. 안드레아 데 카를로의 소설 <불완전한 경이로움>에서, ‘진정한 즐거움은 새로운 시도와 실패할 수도 있는 위험, 그리고 상상도 못할 가능성이다’라고 말한다. 예와 법을 중히 여기는 기존의 철학과는 달리 노자는 불확실하고, 불완전해 보인다. 무위의 사상은 세상의 상식과 어긋나지만, 세상의 혼란을 해결하는 올바른 길일지도 모르겠다. 극히 도덕적인 윤리를 설파(說破)하는 것이 아니다. 그의 도(道)는 무언가 흠이 있어 보인다(大成若缺). 그렇기 때문에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블레즈 파스칼(Blaise Pascal)는 수학자이자 철학자이다. 그의 유고집 <팡세(Pensées)>에서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라는 유명한 명언을 남겼다. 팡세의 원제는 『파스칼의 종교 및 기타 주제에 대한 생각들(Les Pensées de M. Pascal sur la religion et sur quelques autres sujets)』이다. 그는 여기에서 인간 이성의 한계와 불완정성을 강조한다. 파스칼은 인간 존재의 이중성을 강조한다. 인간은 자연 속에서 가장 연약한 존재이나, 또한 사고를 함으로써 위대한 존재가 되기도 한다. 인간은 무한한 것을 추구하지만, 한계를 지닌 존재임을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인간은 신앙을 통해 자신의 본질을 이해하고 완전함을 찾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팡세>의 핵심은 이성의 분별력만이 사고를 지배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뜨거운 가슴이 그 사고를 주도하는 것이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공허하며, 이 공허함은 하느님만이 채울 수 있다고 주장한다. 어쨌든 인간은 연약하고 공허하고, 불완전한 존재이다.
“인간은 한 줄기 갈대, 자연 속에서 가장 연약한 존재이다. 하지만 그것은 생각하는 갈대이다”
-블레즈 파스칼, 팡세-
인도의 영혼을 담은 사진가 라구 라이(Raghu Rai)는 지난 50년간 인도를 촬영하며 정치적 갈등부터 사람들의 일상에 이르기까지 인도 역사의 주요 현장을 포착했다. 그는 사진을 통해 단순히 이미지를 담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 내재된 이야기와 감정을 전달하려고 했다. 많은 사진가들이나 예술가들이 그들의 예술로 깊은 감정을 자극하거나 “소음(noise)”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지만, 그는 침묵의 불교 철학의 접근 방식을 취한다. 가장 위대한 예술은 침묵을 방해하는 대신, 침묵을 회복시키는 것이라고 말한다.
“사진은 진실의 힘을 전달하는 창입니다.”
“When I picked up the camera and looked through the viewfinder, all my energies were focused on what I was looking at. That was something very different for me. The camera was an instrument to have a closer look at life.”
-라구 라이-
재즈 피아니스트이자 작곡자인 키스 자렛(Keith Jarrett)은 피아노 솔로 즉흥 연주 앨범 중 하나인 <쾰른 콘서트(The Köln Concert)>는 약 400만 장의 판매로 역사상 가장 많이 판매된 솔로 피아노 앨범이며, 피아노 독주 형식 기반의 즉흥 연주의 지평을 확장했다고 평가받는다. 찰리 헤이든, 폴 모티안과 함께 그의 첫 번째 트리오의 리더로써 활동하기 시작했는데 주로 락, 포크 음악에 기반을 둔 실험적인 여러 재즈 앨범들을 발표했다. 이 트리오의 주목할 점은 토속 음악에 영향을 받은 메인 멜로디의 펜타토닉 사용과, 피아노를 최대한 배제하거나 후반으로 곡이 진행되면서 확장해나가는 구조이다. <Death And The Flower>은 동양 불교 사상에서 영감을 받은 실험적인 음악을 보여준다. 그는 어떤 틀에 얽매이지 않고, 항상 새로운 것을 시도하면서도 자신의 음악적 진정성을 잃지 않았다.
Keith Jarrett - Death And The Flower
https://youtu.be/z-Cinq0fPM8?si=YjRGZZbgl_Dgyq1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