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장 욕망의 절제]
天下有道 却走馬以糞 (천하유도 각주마이분)
天下無道 戎馬生於郊 (천하무도 융마생어교)
禍 莫大於不知足 (화 막대어부지족)
咎 莫大於欲得 (구 막대어욕득)
故知足之足 常足矣 (고지족지족 상족의)
만족을 모르는 것보다 더 큰 재앙이 없고(禍 莫大於不知足), 얻고자 욕심을 부리는 것보다 더 큰 잘못이 없다(咎 莫大於欲得). 진정한 만족은 더 많은 것을 가지려는 욕망이 아니라, 현재 가진 것에 만족할 줄 아는 데 있다는 것이다. 알면서도 쉽지 않은 말이다. 수집광들에게는 뭔가 채워지지 않는 욕망으로 수집을 하게 된다. 책을 좋아해서 책들을 사 모았지만, 결국에는 쌓여있는 책장이나, 한때 모았던 카세트테이프들은 이제 쓸모가 없어지고, LP판에서 CD로, 다시 MP3로, 그리고 유튜브(YouTube)에 듣고 싶은 음악은 널려있다. 욕망의 끝은 어디까지일까. 내가 소유하고자하는 욕망들, 카메라는 욕망이라는 기계가 아니던가, 내가 보고자 하는 욕망들. 끊임없이 쏟아내듯이, 가지려고만 하는 욕망들. 헛된 욕망에 휘둘리지 않고 오래도록 평온함을 유지하는 길은 어디에 있을까? 지족상족(之足常足). 족함을 아는 것이 가장 큰 족함이다. 이것만으로도 족하다.
<좋아서 그릴 뿐, 밥 세 끼 먹고 살면 그걸로 족하다>
“조금 다른 언어로 표현했지만 오래전 인터뷰에서도 똑같은 말을 했다. 세상에 훌륭한 작가가 밤하늘의 별처럼 많은데 빛도 못 보고 죽은 사람도 많다. 고맙게도 30대에 유망주로 떴고 일찍부터 그림이 잘 팔렸다. 그렇지만 유명한 작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단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다. 작가라고 평가받고 싶지도 않다. 예술 지상주의로 가는 것은 피곤하다. 우리 가족들 밥 세 끼 먹일 수 있고, 그림만 그릴 수 있다면 행복하다. 요즘은 좀 힘든데 작년까지만 해도 아침 8시에서부터 시작해 저녁 6시까지 작업했다.”
-이왈종 월간중앙 인터뷰中에서-
에리히 프롬(Erich Fromm)은 <소유냐 존재냐>에서 소유적 실존 양식과 존재적 실존 양식에 대해서 말한다. 소유적 실존 양식은 ‘내가 소유한 것’을 삶의 기반으로 살아가는 삶의 양식이고(having mode), 존재적 실존 양식은 ‘내가 어떤 존재인지’에 더 초점을 두고 살아가는 삶의 양식이다(being mode). 그는 군국주의에 반기를 들었으며 소비문화를 비판하면서 자신의 진정한 존재를 찾고자 했다. 프롬은 또한 심리학적 접근을 하였는데, 프로이트의 리비도 이론(생리학적 충동)과는 달리 ‘사회적 본능’이 인간 심리의 내면에 있다고 말한다. 현대인은 소비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려 하고, ‘내가 누구인가’보다는 ‘내가 무엇을 가졌는가’에 집중한다. 그는 이런 태도를 극복하기 위해서, 인간은 ‘자발성, 사랑, 연대, 창조성’을 바탕으로 살아갈 때 진정한 의미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고 보았다.
소유양식으로 누군가의 얼굴이나 풍경을 기억하는 방식은 대개의 사람들이 사진을 들여다보는 것에서 그 전형을 볼 수 있다. 사진이 사람들의 기억을 도와주는 범위는 어떤 인물이나 풍경을 확인하는 것을 뒷받침하는 것에 그친다. 사진을 본 사람들의 반응은 “그래, 그 사람이야!”라든가 “그래, 거기 내가 갔었지!”라는 식이다. 그러니까 사진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소외된 기억이 된다.
기억하고 싶은 것을 기록해놓는 것도 또다른 형태의 소외된 기억행위이다. 기억하고 싶은 것을 종이 위에 옮겨놓음으로써 나는 그 정보를 소유하기에 이르며 --그것을 머릿속에 새겨놓으려고 애쓰지 않는다. 기록한 것을, 그러니까 기억하고자 하는 것을 잃어버리지 않는 한, 나는 그 지식을 소유하고 있음을 확신한다. 기록형태에 담긴 기억이 외화(外化)된 나 자신의 일부가 되어버렸으므로, 나 스스로의 기억능력은 나를 떠난 셈이다.
-에리히 프롬, 소유냐 존재냐, P56-
“우리는 7일 동안 쓰레기를 얼마나 남길까?”
그레그 시걸(Gregg Segal) 사진가는 7일 동안의 주제를 가지고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그가 만난 세계의 어린이들에게 7일(일주일) 동안 일기를 쓰고 그들이 먹은 모든 것을 기록해 두라고 했다. 실험이 끝날 무렵, 그는 재구성된 음식과 접시 주위에 누워서 매주 식사의 내용을 상징하는 사진을 찍었다. 아이들의 식습관을 엿보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또한 일주일 동안 버리는 쓰레기들과 함께 촬영한 <7 Days of Garbage>라는 프로젝트도 진행했다. 이 프로젝트는 우리들의 일상생활에서 생산되는 쓰레기들과 소비습관에 대해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기 위한 것이었다고 한다. 일주일간 생활쓰레기들을 모아 스튜디오나 집마당, 숲속의 공터에 다시 모아온 쓰레기와 함께 연출된 사진들이다. <7 Days of Garbage> 프로젝트는, 그렉 자신도 가족과 함께 사진작업에 참여하기도 했으며, “나는 그들과 다르다는 식으로 행동하고 싶지 않았다. 내가 사진에 미쳐서가 아니라,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사진들은 손가락으로 누군가를 가리키는 것이 아닌, 우리 모두를 가리키고 있는 것이다.”라고, 그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브래포드 마샬리스(Braford Marsalis)는 재즈 색소폰 연주자이자 작곡가이다. 영화 <모 베터 블루스(Mo'Better blues)>(1990)의 사운드 트랙 작곡에 참여했다. <모 베터 블루스>는 덴젤 워싱턴(Denzel Washington), 웨슬리 스나입스(Wesley Snipes), 스파이크 리(Spike Lee)가 주연한 뮤지컬 영화이다. 영화의 사운드 트랙은 소울 트레인 뮤직 어워드(Soul Train Music Award)의 최우수 재즈 앨범에 선정되었다. <모 베터 블루스>곡은 스파이크 리의 아버지 빌 리(Bill Lee)가 만든 것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곡이다. 브래포드 마샬리스는 색소폰 연주를 통해 부드러우면서도 감각적인 멜로디를 만들어냈으며, 그의 동생이자 유명한 트럼펫 연주자인 윈톤 마샬리스(Wynton Marsalis)도 이 앨범 작업에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
“Jazz is the power of now. There is no script. It’s conversation. The emotion is given to you by musicians as they make split-second decisions to fulfil what they feel the moment requires.”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밴드가 추구하는 음악을 해나가되, 사람들이 사랑해주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어쩔 수 없는 거죠. 나중에 후세에도 인정을 받을 수 있게 하자는 마음으로 하고 있습니다.”
-브래포드 마샬리스-
Braford Marsalis - mo'Better blues
https://youtu.be/8HFiFd9vx1c?si=8eWtbcAoxAEDEDy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