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장 아는 것은 안다고 말하고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말한다]
知不知上 不知知病 (지부지상 부지지병)
夫唯病病 是以不病 (부유병병 시이불병)
聖人不病 以其病病 是以不病 (성인불병 이기병병 시이불병)
알면서도 아는 것 같지 않는 것이 최상이고(知不知上), 모르면서 안다고 아는 척하는 것은 병이다(不知知病). 도덕경 56장에서도 “아는 사람은 함부로 말을 하지 않고(知者不言), 안다고 자처하며 지껄이는 사람은 사실상 알지 못한다(言者不知).”라고 말한다. 자신의 무지를 아는 것이 진정한 지혜다. 이 얼마나 쉬운 진리인가. 그러나 우리는 젠체하거나, 왜곡하거나, 마구 던져보는 음모론이나, 해괴망측(駭怪罔測)한 억지논리들, 가짜뉴스들이 넘쳐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올바른 생각을 가진 사람은 별로 없는 듯 보인다. 다들 여기저기서 편승하여, 편집된 것들로 머리에 꽉 차있으니 말이다. '이런 것도 몰라?' 의학 용어, 전문 용어, 서브컬처 및 게임 용어, 커뮤니티에서 만들어진 신조어 등 당연히 알 거라 생각하지만, 세대간, 문화간의 소통은 점점 더 힘들어졌다.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자!, 싫은 것은 싫다고 말하자!, 잘못된 것은 잘못되었다고 말하자! 자기계발서 종류의 책들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서점가의 베스트셀러인 <세이노의 가르침>에서는, “당신이 믿고 있는 것들에 ‘NO’를 외치자!”라고 말한다.
윤리학의 오랜 전통 중 하나인 덕 윤리(virtue ethics)는 고대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에 의해 시작되었다. 덕 윤리는 도덕적 행위의 기준을 행위자의 품성(character)과 덕(virtue)에 두는 윤리 이론이다. 고대로부터 우리는 선한 품성을 기르고 유지하는 데 철학자와 사상가들은 중점을 두었다. 앨러스터 매킨타이어(Alasdair MacIntyre)의 <덕의 상실(After Virtue)>은 또는 <덕이 이후>인지 모를 현대사회의 도덕적 혼란을 비판한다. 덕의 개념은 서구 윤리학의 전통이 계몽주의 이후 크게 변질되었으며, 현대사회에 상실되었다고 주장한다. 개인주의에 의해 파괴된 덕을 그는 공동체주의의 가치로 덕을 회복하자는 것이다. 전통적 맥락 속에 있는 덕들은 ‘인간존재를 위해 좋은 선’이어야만, 우리는 그 전통이 앞으로 계승되어 나아갈 우리의 덕목과 가치관으로 적절한지를 파악하고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한다. 린다 제그젭스키(Linda Zagzebski) 또한, <마음의 덕(Virtues of the Mind)>에서, 덕 윤리가 인간의 도덕적 경험과 관련된 요소들을 다룬다. 덕 윤리에 대한 논의는 여전히 유효한가? 개인적인 것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것에서도 속임수나 조작이 아닌, 정직함은 여전히 가능한가? 속고 속이는 사회에서 말이다.
130년 전 뉴욕 빈민가를 사진에 담아 커다란 반향을 일으킨 제이콥 리스(Jacob August Riis)는, 자신의 책 〈다른 반쪽 삶의 실상 How the Other Half Lives〉(1890)에서, 빈민가의 상황을 사실적으로 묘사함으로써 양심적인 미국인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훗날 미국 대통령이 된 시어도어 루스벨트는 "나는 당신의 책을 읽고 큰 도움을 얻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 책으로 인한 충격 덕분에 뉴욕 시에서는 최초로 빈민가 주택의 열악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법률이 제정되었다. 그는 여전히 ‘세상의 절반’에 애써 눈 돌리는 우리에게 ‘다른 절반’(사회적 약자, 도시빈민)의 고통을 보여주고 있다. “‘나머지 절반’의 고통과 죄악 그리고 그들로부터 잉태한 악폐가 그들에게 다른 선택지를 주지 않은 우리 공동체에 대한 지극히 정당한 단죄로 드러난다면, 그 이유는 그것이 사실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는 중산층으로 세상의 절반인 ‘나머지 절반’에 얼마나 관심을 가질까?
“내가 과거 여기에서 생활한 경험으로 말한다면 빈곤과 악의 실태는 도저히 붓으로는 표현할 수 없다. 그것은 다큐멘터리 사진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제이콥 어거스트 리스-
페기 리(Peggy Lee)는 어린 시절 대부분을 불우하게 보냈다. 베니 굿맨의 악단의 전속 가수로 채용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의 첫 성공의 노래는 <Why Don't You Do Right>(1943)이다. 미국 대중음악사에서 최초의 여성 싱어송라이터이자, 영화에도 출연했다. 가장 매력적인 노래 연주와 드럼·베이스, 손가락 튕기는 소리로만 반주를 해서 작업한 〈피버 Fever〉(1958)는 리가 작곡한 방송 시그널 음악 가운데 하나이다(https://youtu.be/JBANWpzsHts?si=VgeO3LF-AhcEYBAK). 처음 출연한 〈재즈 싱어 The Jazz Singer〉(1952)에서 인상적인 연기로 찬사를 받았으며, 〈피트 켈리의 블루스 Pete Kelly's Blues〉(1955)에 출연한 후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Peggy Lee "Why Don't You Do Right“
https://youtu.be/4uTcw_A80Bo?si=ueshQ5aYkJXDpd5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