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장 자유를 억압하지 마라]
民不畏威 則大威至 無狹其所居 無厭其所生 (민불외위 칙대위지 무압기소거 무염기소생)
夫唯不厭 是以不厭 (부유불염 시이불염)
是以聖人 自知不自見 自愛不自貴 故去彼取此 (시이성인 자지부자현 자애부자귀 고거피취차)
민중의 삶을 억누르지 않는 것이고(無厭其所生), 억누르지 않으니(夫唯不厭), 압박받을 일이 생기지 않는다(是以不厭).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라는 표어가 생각난다. 누구도 타인의 삶을 억압할 수는 없는 것이다. 영화 <타인의 삶>(2006)은 동독의 비밀경찰 슈타지(Stasi)가 예술가들을 감시하던 시대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다. 감시하는 자와 감시받는 자의 관계를 통해 인간 본연의 선함과 변화를 탐구하며,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전환점은 드라이만이 동독 체제의 억압에 대해 처음으로 눈을 뜨는 장면이다. 그의 친구이자 동독에서 활동하던 유명한 연출가 알베르트 예르스카가 정부의 검열과 압력에 시달리다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자유를 억압한 정치체제가 인간을 얼마나 파멸시키는지, 우리는 역사적으로 많이 보았다. 수잔 손택 또한, 자신의 저서 <타인의 고통>에서 현대사회는 타인들의 폭력이나 잔혹함을 보여주는 이미지로 세상은 넘쳐난다고 말한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라고 질문을 한다.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이 문장은 우리나라 헌법 제10조 1항에 적혀있다.
페터 비에리(Peter Bieri)는 ‘리스본행 야간열차’의 작가로 유명한 소설가이자 철학자이다. 그는 소설 외에도 ‘페터 비에리의 교양 수업’ ‘자유의 기술’ ‘자기 결정’ ‘삶의 격’ 등의 철학서를 출간했다. <자유의 기술>에서 그는 부자유한 상태를 다양한 예시를 들어 설명한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 <죄와벌>의 주인공 라스콜리니코프는 노파를 도끼로 내리쳐 살인한다. 궁지에 내몰린 주인공의 책임을 물을 때, 그는 ‘달리 어찌할 수 없었다’라고 말한다. 우리 내면에 존재하는 라스콜리니코프에게 우리가 갖고 있는 자유에 관해 묻는다면, 우리는 뭐라고 답할 것인가? 우리사 스스로의 의지의 주체임을 잊지 않고, 자기 결정을 한다는 자유의지를 말이다. 책은 세부분으로 되어 있다. 조건적 자유, 무조건적 자유, 습득된 자유로 분류되어 있다. 나에게 있어서 자유는? 의지의 자유, 결정의 자유, 행위의 자유, 그리고 삶의 자유.
나는 어떤 판단을 내리든 관계없이 내가 원하는 것을 원할 것이다. 이것 역시 악몽임에는 틀림없을 테지만 이번에는 개념적 오류는 없다. 우리는 이 악몽을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 이것은 지속적이고 포괄적인 의지의 부자유가 가지는 악몽이다. 우리가 이토록 지속적인 부자유를 견딜수 없다는 사실을 안다. 그러므로 숙명론은 이런 의미에서 사실상 틀린 것이다. 그러나 숙고와 의지의 판단이 전혀 힘을 쓰지 못하는 불행한 사람도 있다는 가정을 해볼 때, 숙명론자가 두려워하듯 이것은 조건성의 결과가 아니고 또한 지속적인 의지의 조건성이 낳은 결과는 더더욱 아닌, 이 불행한 자 앞에 거짓 조건성이 놓여 있음으로 해서 나타난 결과다. 따라서 일반적인 조건성으로부터 우리를 불안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은 도출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내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관계없이 나는 내가 하는 것을 할 것이다는 어떤가? 여기서도 의지와 행위에 해당되었던 것이 동일하게 통용된다. 즉 개념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인데, 나의 행위를 확정하는 의지에 대한 성공적인 영향력 행사가 결국 결정이기 때문이다.
-페터 비에리, 자유의 기술, P338~339-
마사 로즐러(Martha Rosler)는 포토몽타주나 비디오작품, 사진 및 설치, 퍼포먼스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사회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꾸준히 하고 있는 작가이다. 그녀는 페미니스트로 권력과 폭력이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다. 미국의 보수적인 중상층 가정 안에 이와 대조되는 베트남, 이라크, 아프가니스탄의 전쟁 현장의 이미지를 병치시킨다. “House Beautiful: Bringing the War Home” <아름다운 집: 전쟁을 가정으로 가져오기> 시리즈는 전쟁의 폐해에 대한 작가의 경고를 표현한다. 어린 시절 가족과 함께 저녁을 먹으며 베트남 전쟁 뉴스를 시청하던 충격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지게 되었다고, 그녀는 소개했다. 전쟁이 단순히 저 멀리의 일이 아니라 미디어와 소비문화 그리고 정치적 결정 속에서 일상의 일부로 존재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자크 랑시에르는 ‘감각의 분배’라는 개념으로, 예술은 새로운 감각 경험을 제공하고 기존의 감각 분배에 균열을 만들어냄으로써 개인을 정치적 주체로 거듭나게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재즈 피아니스트 버드 파월(Bud Powell)의 독주는 보통 사용하던 왼손 기법에서 이탈해서 왼손에 새로운 기능을 부여했다. 긴 선율을 오른손이 연주하는 동안 왼손은 2~3개의 음으로 구성된 화음을 간결하면서도 강세를 주어가며 빠르게 연주하는 식으로 오른손을 보조했는데, 이것은 다음 20년간 현대 재즈의 전형적인 연주 기법으로 받아들여지게 되었다. 그의 사후 파웰의 말년과 프랜시스와의 우정을 다룬 1986년 영화 <Round Midnight>가 상영되었다. 이 영화는 파웰 역할을 덱스터 고든(Dexter Gordon)이 맡아 화제가 되었다. 평소 독선적이었던 그에게 자유는 무엇이고, 행복은 무엇이었을까. 퀸(Queen)은 ‘나는 자유롭고 싶다’고 노래했다(https://youtu.be/NcU31CqWZ-0?si=0mYtZpmlAVB3Z9D6). 엘라 피츠제럴드도 <I Want to Be Happy>를 노래했다(https://youtu.be/BVglo7vRskA?si=3VECf2waT-bjqLah). 1950년 뮤지컬 영화 <Tea for Two>에서 도리스 데이(Doris Day)와 고든 맥레이(Gordon MacRae)가 부른 <I Want to Be Happy>이다(https://youtu.be/i6ysN-tqZRI?si=DyRiFzEbQgqZsc7E).
Bud Powell- I Want To Be Happy
https://youtu.be/72vmRqayW0E?si=140tDPF5rXc_scj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