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장 사형폐지론]
民不畏死 奈何以死懼之 (민불외사 나하이사구지)
若使人常畏死 而爲奇者 吾得執而殺之 孰敢 (약사민상외사 이위기자 오득집이살지 숙감)
常有司殺者殺 夫代司殺者 是謂代大匠斲 (사유사살자살 부대사살자살 시위대대장착)
夫代大匠者 希有不傷其手矣 (부대대장착자 희유불상기사의)
백성들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면(民不畏死), 어찌 죽음으로 그들을 겁줄 수 있겠는가?(奈何以死懼之) 죄지은 자를 잡아 죽인다면 어느 누가 감히 죄를 짓겠는가(吾得執而殺之)? 그러나 사람이 자연을 대신해 망나니로 하여금 인위적으로 죽인다면(夫代司殺者), 대목장을 대신해 나무를 베게 하는 것과 같다(是謂代大匠斲). 형법에서, 살인이란 사람이 사람을 고의 혹은 미필적 고의로 살해하는 행위를 말한다. 많은 추리소설 작가들이 살인을 다룬다. 사회주의자에서 말년 극우보수주의자로 변한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 중 <악령>은 광기와 폭력, 악으로 점철된 인간의 심리를 묘사하고 있다. “오늘 엄마가 죽었다”라고 시작하는 카뮈의 <이방인>의 주인공 뫼르소의 우발적 살인은, 살인을 안했다면 이방인이겠지만, 살인을 저지른 그는 범죄자요 소시오패스일뿐이다. 하얼빈에서 안중근 의사(義士)는 이토 히로부미의 얼굴을 확인한 후 FN M1900으로 3발을 저격했고, 그 주위의 일본 측 인물도 혹시 몰라 4발 저격했다. “꼬레아 우라”라고 외쳤던 안중근의사는 과연 영웅인가, 테러리스트인가?
<안중근이 최종 재판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한 이유와 그가 생각하고 있었던 동양평화론에 대해 다음과 같이 요약하면서 재판은 마무리된다.>
“나는 일본 사천만 한국 이천만 동포를 위해 또는 한국 황제폐하와 일본 천황에 충의를 다하기 위해 이번의 거사로 나왔던 것이다. 이제까지 이미 수회 말한 대로 나의 목적은 동양평화문제에 있고 일본 천황의 선전조칙과 같이 한국으로 하여금 독립을 공고케 하는 것은 나의 종생의 목적이며 또 종생의 일이다. 무릇 세상에는 작은 충류라도 일신의 생명 재산의 안고를 빌지 않는 것은 없다. 하물며 인간된 자는 그들을 위해서는 10분 진력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런데 이등이 통감으로서 하는 짓은 입으로는 평화를 위한다고 말하나 실제는 그것에 반하고 있다. 과연 그 생각이 있었더라면 한일 양국인 사이에는 서로 격하는 곳이 없고 동국인된 관념을 가지도록 진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등은 통감으로서 한국에 온 이래 한국 인민을 죽이고 선제를 폐위시키고 현 황제에 대하여는 자기 부하와 같이 압제하고 인민은 파리를 죽이듯 죽여버렸다.
원래 생명을 아끼는 것은 인정이지만 영웅은 늘 신명을 던져 나라에 진충하도록 교훈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등은 멋대로 타국인을 죽이는 것을 영웅이라고 알고 한국의 평화를 어지럽게 하고 십수만의 인민을 죽였지만 나는 일본 천황의 선전조칙에 있는 것 같이 동양의 평화를 유지하고 한국의 독립을 공고히 하여 한 · 일 · 청 3국이 동맹하여 평화를 부르짖고 8천만 이하의 국민이 서로 화합하여 점차 개화의 역으로 진보하고 나아가서는 구주와 세계 각국과 더불어 평화에 진력하면 시민은 안도하여 비로소 선전의 조칙에도 부응할 것으로 생각하는데 이등이 있어서는 동양평화의 유지는 할 수 없다고 생각하였으므로 이번 일을 결행하였다.”
명치43년(1910년) 2월 9일
관동도독부 지방법원
서기 와타나베 료이치(渡邊 良一)
판관 마나베 쥬조 (眞鍋 十藏)
앙드레 바쟁(André Bazin)은 '몽타주(montage)'로 대변되는 형식주의적 영화 이론에 반하는 '리얼리즘(realism)' 영화 이론을 펼쳤고, '작가주의(auteurisme)'를 주창하였던 영화평론가이지만, 그가 남긴 글 중에서 <사진 이미지의 존재론>(1945)에서 시각적 유사성에 대한 회화의 강박적인 추구는 세 가지 신화에서 비롯되었다고 말한다. 그것은 재현(representation), 욕망, 존재라는 세 가지 신화와 밀접하게 얽혀 있다는 것이다. 유사성에 대한 집착은 미라 콤플렉스(mummy complex)처럼, 유사성의 집착에 대한 욕망은 고대 이집트의 미라(mummy)에서 기원한다. 인간의 욕망은 죽은 자를 방부 처리하여, 영원히 남기고자 하는 욕망, 그것을 그대로 재현하려는 욕망. 사진은 시간이 지나도 과거를 방부처리하고, 외형을 그대로 고정시킨다. 롤랑 바르트는 앵커(anchor)라는 개념으로, 바쟁은 미라(mummy)라는 개념으로 사진의 죽음, 존재, 시간을 고정시킨다.
바쟁은 자신의 "존재의 개념"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존재는 시간과 공간에 따라 자연스럽게 끝이 난다. 누군가의 "존재"는 그가 우리의 동시대 사람임을 인식하고 그가 우리 감각의 자연스러운 접근 영역에 있음을 확인하는 것이다.
-바쟁의 사진이미지의 존재론-
에디 애덤스(Eddie Adams)의 유명한 사진 한 장이 있다. 1968년 베트남 전쟁 당시 촬영한 ‘사이공에서의 처형(Saigon Execution)’이다. 이 사진은 베트남 경찰청장 응우옌 응옥 로안이 베트콩 포로(응우옌반렘)를 총으로 쏘는 순간을 포착한 사진이다. 퓰리처상을 수상하며 역사적 상징으로 남았다. 로안은 포로가 무고한 시민들을 살해한 인물이라고 주장했지만, 이 사진은 전쟁의 잔혹함을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사실의 진위여부는 사진은 이야기하지 않지만, 결과적인 장면은 전쟁의 끔찍함을 보여주고, 반전에 대한 여론을 이끌어 내고 있다. 훗날 애덤스는 자신의 사진이 원치 않은 반응을 이끌어냈다면서 매우 후회하였으며, 이 사진으로 인해서 살인마로 비난받은 응우옌 응옥 로안 장군과 그의 가족에게 개인적으로 사과했다.
애덤스는 훗날 다음과 같은 글을 타임에 기고했다.
장군은 베트콩을 죽였지만, 나는 내 카메라로 장군을 죽였다. 사진은 이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이다. 사람들은 사진을 믿지만, 사진가들은 거짓말을 한다. 심지어 조작을 하지 않고도 거짓말을 한다. 사진은 절반 정도만 진실일 뿐이다.
사진이 말하지 않은 것은 이런 것이다. “당신이 이때 장군이었고, 미국인을 두어 명 죽인 이른바 악당을 이 더운 날 만나면 어떻게 했을 것인가?”
“한 장의 사진이 여론을 바꾸고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
“사진은 사실을 기록하지만, 그 이면의 이야기를 전할 수는 없다.”
-에디 애덤스-
팻 메스니(Pat Metheny)는 퓨전 재즈기타리스트이다. 버클리 음악대학 재학 당시 세계적인 재즈 비브라폰 연주자 개리 버튼(Gary Burton)을 만나면서 프로 세계에 뛰어들었는데, 1974년에 베이시스트 자코 파스토리우스의 앨범 녹음에 참여한 것이 정식 레코드 데뷔였다. 1975년부터는 개리 버튼 밴드의 일원으로 활약하면서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렸고, 같은 해 데뷔 앨범인 「Bright Size Life」를 냈다. 어렸을 때 팻 메스니는 웨스 몽고메리(Wes Montgomery)의 기타를 따라했지만 곧 모방은 의미가 없으며 새로운 것을 창조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후 그는 케니 버렐, 조 패스, 존 맥러플린 등으로부터 폭넓게 영향 받아 이를 자신의 것으로 소화한 후 자신만의 새로운 스타일을 창조했다. 1997년 후반에 찰리 헤이든(Charlie Haden)은 팻 메스니와 함께, 그들이 미주리에서 겪었던 유년 시절에 영향을 받았던 음악들, 그들이 ‘미국적인 음악’이라 부르는 음악들을 재발견했다. 이 협연은 그들의 앨범 ‘Beyond the Missouri Skies (Short Stories)’이다(https://youtu.be/qEwXcgwzIYE?si=eWf0m2lObK8H406m). <whats It All About>에서 팻 매스니는 우리에게 친숙한 비틀즈, 사이먼&가펑클, 카펜터스 등이 남긴 팝 명곡들이 팻 매스니 고유의 느낌으로 재해석 했다(https://youtu.be/MYcZ6s3z1jg?si=9N3_KCmPowyHPl_l). 메스니의 2014년 이후 첫 앨범 <From This Place>에는 Meshell Ndegeocello(보컬), Gregoire Maret(하모니카), Luis Conte(타악기)가 특별 게스트로 출연한다. <From This Place>는 그가 평생을 만들기 위해 준비한 음반 중 하나라고 말한다.
“어차피 대중은 재즈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이미지가 있다. 세밀하게 재즈를 연주하지 않고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몇 가지 이미지만 보여주면 그게 재즈라고 생각한다. 케니 지는 그런 면에서 재즈 뮤지션이라고 대중이 생각하는데 내가 음악인으로서 생각할 때 그는 재즈 뮤지션이 아니다.”
-팻 메스니-
Pat Metheny - "From This Place"
https://youtu.be/lkuzaxWib2Q?si=9-3Qr5rLjxFb0oc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