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장 노자가 꿈꾸는 세상]
小國寡民 (소국과민)
使有什伯之器 而不用 使民重死 而不遠徙 (사유십백지기 이불용 사민중사 이불원사)
雖有舟輿 無所乘之 雖有甲兵 無所陳之 (수유주여 무소승지 수유갑병 무소진지)
使民復結繩而用之 甘其食 美其服 安其居 樂其俗 (사인부결승이용지 감기식 미기복 안기거 낙기속)
隣國相望 鷄犬之音相聞 民至老死 不相往來 (인국상망 계견지성상문 민지노사 불상왕내)
노자가 꿈꾸는 세상은 소국과민(小國寡民)이다. 그 나라는 음식을 맛있게 먹고(甘其食), 옷을 잘 입고(美其服), 편안하게 거주하고(安其居), 풍류를 즐기는(樂其俗) 나라이다. 꿈 같은 이야기이다. 누구나 행복한 삶을 살고 싶어 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토머스 모어(Thomas More)는 자신의 소설 <유토피아(Utopia)>에서 경제는 공산주의, 정치는 민주주의 체계를 지니면서도 교육과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는 이상적인 나라를 꿈꾸었다. 유토피아 섬은 홍길동전의 율도국(栗島國)이고, 피터 팬의 네버랜드(Neverland)이다. 주거가 해결되고, 먹는 것과 입는 것, 그리고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나라. 의식주를 걱정하지 않는 나라. “파란 나라를 보았니 꿈과 사랑이 가득한 파란 나라를 보았니 천사들이 사는 나라 파란 나라를 보았니 맑은 강물이 흐르는 파란 나라를 보았니 울타리가 없는 나라...” 가수 혜은이가 1985년에 부른 동요 노래이다(https://youtu.be/FnmZcbty41s?si=2sJNHqqGUtFj0Erx). “Imagine there’s no countries, it isn’t hard to do” 존 레논이 1971년 발표한 <Imagine>이다. 이 곡에서 그는 “세상이 하나로 통합되고, 더 이상 국경, 종교, 물질적 욕망이 존재하지 않는 세상”을 상상해보라고 노래한다(https://youtu.be/0DNwYnJivJw?si=Xrkg1UlJ7mrnhcp8).
로버트 노직(Robert Nozick)은 자유주의(liber-tarianism)를 주장한 정치 철학자이다. 그는 자유로운 권리의 주체로서 개인에 의해 자발적으로 형성된 최소 국가는 재산의 취득과 이전만을 보호해야한다고 주장한다. 그의 ‘최소정부론’은 노자의 ‘소국과민’과 유사하다. 그의 저서 <무정부, 국가, 그리고 유토피아>는 대표적인 저술로, 국내에서는 <아나키에서 유토피아로>로 번역돼 있다. 노직의 ‘최소국가론’은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한 설명(invisibale-hand explanation)이라는 독특한 방법을 통해 설명한다. 자연스런 과정의 산물로서 최소국가는 인간이 공동체를 형성하고 자연상태에서 삶을 영위한다고 보았다. 노직의 최소국가의 발생 과정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개인들이 자연상태에 살고 있다.
2, 개인들이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보호협회들을 구성한다.
3. 보호협회들은 지역적으로 나누어지게 되고 각 지역에서 지배적인 보호협회를 형성하게 되며, 극소국가(ultraminimal state)를 형성한다.(극소국가는 자신들에 가담하고 비용을 부담하는 자만이 보호를 받으며 그렇지 않는 자는 보호를 받지 못한다.)
4. 극소국가는 독립적 영역에 남아있는 독립인들에게 보상을 제공하고 흡수하여 최소국가를 형성한다.
거대국가→최소국가→최소정부→무정부상태(아나키즘)→자연상태→유토피아.
제리 율스만(Jerry Uelsmann) 초현실주의 사진가이다. 초현실주의(超現實主義, Surrealism)는 제1차 세계대전 이전의 반예술 운동인 초기 다다이즘으로부터 생겨났다. 앙드레 브르통(André Breton)에게 ‘초현실(surréalité)’이란 이성의 간섭 없이, 논리에 지배되지 않고 드러나는 ‘절대적 현실성’이었다. 초(超)현실은 어찌 보면 이상주의자(理想主義者)들이다. 무(無)현실, 비(非)현실과는 다르다. 현실과 상상을 매혹적인 방식으로 혼합한 사진가로서 제리 율스만(Jerry Uelsmann)과 에릭 요한슨(Erik Johansson)이 있다. 두 사진가의 작업방식은 암실과, 포토샵으로 다르지만, 그 초현실주의적 느낌을 표현한다는 면에서는 닮아 있다. 단일 네거티브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장면들의 네거티브에서 추출하여 혼합하는 방식의 포토몽타주이다. 율스만의 작업은 포토샵으로 더욱 확장되었다. 환상과 현실을 뒤섞어 놓는 것은 루이스 캐럴(Lewis Carroll)의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학기 첫날, 플로리다 대학교의 사진 교수인 제리 율스만은 학생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었습니다.
교실 왼쪽에 앉은 학생들은 수량(quantity) 그룹으로, 제출한 사진의 양만으로 성적을 평가받았습니다.학기 마지막 날까지 사진 100장을 제출하면 A, 90장은 B, 80장은 C… 이런 식이었죠.
반면, 오른쪽에 앉은 학생들은 품질(quality) 그룹으로, 오직 단 하나의 사진만 제출하면 되었고,
그 사진이 거의 완벽에 가까워야 A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학기 말에 교수는 놀라운 결과를 보게 됩니다.
가장 완성도 높은 사진들은 모두 수량 그룹에서 나왔던 것이죠.이 학생들은 매일 사진을 찍고, 구도와 조명을 실험하고, 다양한 현상법을 시도하며실수와 시행착오 속에서 실력을 키워갔습니다. 수백 장을 찍으며 감각이 쌓였던 거예요.
반면, 품질 그룹 학생들은 ‘완벽한 사진’에 대한 이론만 고민하며 시간을 보냈고,
결국 결과물은 미흡한 한 장의 사진뿐이었습니다.”
—James Clear, 『Atomic Habits』, Chapter 11 “Walk Slowly, but Never Backward-
제리 율스만은 말한다, “당신을 더 나아지게 만드는 것은 단 하나의 완벽한 결과물이 아니라, 수많은 반복 속에서 길러지는 기술이다.”
데이브 그루신(Dave Grusin)은 1957년 재즈 피아니스트로 데뷔한 미국의 작곡가이다. 주요 장르는 컨템퍼러리 재즈이다. 수많은 영화 사운드트랙 음반을 제작하였으며, <반항의 계절>(1988)로 아카데미 음악상을 받았다. <St. Elsewhere>은 우리에게 익숙한 80년대에 진행했던 라디오 프로그램 '황인용의 영 팝스'의 시그널 곡이다(https://youtu.be/2ivA69Nrf0c?si=4ShVN2ZC9E5146dZ). 영화 <투씨>의 주제곡 'It Might Be You' 역시 그루신의 작품이며 사이먼 앤 가펑클의 음악으로 유명한 영화 <졸업>에 흐르는 연주 중 대부분은 그의 곡이다. 여전히 피아노에 앉아 신중하게 건반과 교감하는 그의 모습은 과거와 다름이 없다. 오랜 활동 기간 동안 창조해 낸 영화 음악, 그리고 시대에 흐름을 간파해 내며 성공적인 재즈 피아니스트 생활을 이어오게 한 창의력과 연주력. 데이브 그루신의 무대에는 노장의 지성과 온화함이 공존한다. 그의 대표적인 퓨전 재즈 앨범으로는 <Mountain Dance>(1980)가 있으며, 타이틀 곡 ‘Mountain Dance’는 부드러운 피아노 멜로디와 신나는 리듬이 특징이다(https://youtu.be/takOVYOOucA?si=e7oXXBy7w8KiSTip).
Dave Grusin - Night lines
https://youtu.be/teWV5gziys4?si=o6zTwe2v5vljJH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