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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에서 #61

끔찍한 소식

by 노용헌

우리는 해결되지 않은 수많은 미스터리와 함께 행복하게 살아간다. 우리는 아침에 10분 동안 그런 문제에 관해 생각하지만 그 어떤 아픔이나 불안의 흔적을 남기지 않고 까맣게 잊어버린다. 우리는 그 어떤 것도 깊이 생각하려고 하지 않으며, 사건이나 이야깃거리 없이 오랫동안 지내려고 하지 않는다. 바로 그런 이유로 이것에서 저것으로 관심을 돌리며, 그래서 타인의 불행은 영원히 되풀이된다. 그것은 마치 타인의 불행을 보고 이렇게 생각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정말 끔찍해. 그런데 다음은 뭐지? 우리가 또 어떤 끔찍한 사건에서 벗어난 거지? 우리는 매일 우리가 생존자이며 불멸이라고 느낄 필요가 있어. 그러니 새로운 끔찍한 소식이 필요해. 어제 사건은 이미 끝난 것이니까.>


-하비에르 마리아스, 사랑에 빠지기, P5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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