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은 다시 뜬다
무언가를 포기하면 다른 무언가를 얻는다고 생각했다. 노력만 하면 무언가를 얻을 수 있다고. 조금이라도 유익한 모든 것은 어떤 식으로든 값을 치르고서 얻을 수 있다고. 나는 내가 좋아하는 충분히 많은 것들에 대해 배운다거나, 경험을 한다거나, 위험을 무릅쓴다거나, 돈을 들임으로써 값을 치렀다고 생각했다. 본전 찾는 법을 배운다는 것. 그리고 본전 찾은 줄을 안다는 것이라고. 본전을 찾을 수 있다고. 세상은 잔뜩 사들이기 좋은 곳이라고. 나는 그렇게 생각했고, 그게 그럴듯한 철학처럼 여겨졌다. 5년 뒤면, 나의 다른 그럴듯한 철학들이 다 그랬듯 어리석어 보일 테지만 말이다. 내 생각과 달랐는지도 모른다. 겪어가면서 정말 무언가를 배운건지도 모른다. 그것의 본질이 무엇이든 내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내가 알고 싶었던 건, 그속에서 어떻게 살아가느냐는 것뿐이었다. 그곳에서 살아가는 법을 발견했다면, 그것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알게 된 것인지도 모른다.
-어니스트 헤밍웨이, 태양은 다시 뜬다, P203-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