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6. 사진의 온도
연일 날씨가 춥다. 사진의 온도는 얼마나 될까. 광화문에 놓여진 사랑의 온도탑은 기부액이 올라가면 수은주가 올라간다. 기부액의 수은주가 100도가 되면 온도탑은 철거를 할 것이고, 연말이면 등장하는 이 온도탑의 수은주와는 별개로 사실 사람들이 느끼는 체감온도는 각자가 다를 것이다. 우리 사회의 삭막하고 냉랭한 분위기는 사실 날씨와는 별개로 마음의 온도가 다르다. 사진이 가지는 온도는 찍는 사진가의 마음에 따라, 사진을 보는 이의 감성에 따라 그 온도는 따뜻하게 또는 차갑게 느껴질 수 있다.
아날로그 컬러필름의 경우 사진은 색온도에 따라 주광용(Daylight) 필름과 텅스텐용(Tungsten) 필름으로 나누어져 있다. 색온도를 표기하는 캘빈(Kelvin)도에 따라서, 5500K 정도의 데이라이트용과 3400K에 맞추어진 텅스텐용으로 나누어져 있다. 우리가 빛은 모두 백색광이라고 생각하지만, 빛의 색은 시간과 계절, 날씨에 따라서 다른 색들을 포함한다. 사진은 색온도가 다르기 때문에 푸르게 나오거나 붉게 나오게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파란색보다 빨간색이 더 따뜻하게 느낄 것이다. 그러나 색온도의 수치상 캘빈도는 파란색이 더 높게 나온다. 필름의 특성상 색온도가 달리 나오는 것은 필터나, 상황에 따라 맞는 필름을 선택해야하는 번거러움을 가지고 있었지만, 디지털의 상황에서는 카메라에서 색온도를 제어할수 있다. 제 색을 표현하기 위해서 화이트발란스를 자동이 아니라, 커스텀 수동으로 맞춰야 적정색온도에 맞출수 있을 것이다. 기술적인 면에서는 사진이 가지는 색온도가 있겠지만 우리가 받아들이는 사진의 내용에서도 온도는 존재한다.
사진에 담겨진 내용에 따라서 우리의 기억이나 느낌, 추억은 온도를 가지고 있다. 우리의 기억체계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아픈 기억은 잊어버리게 되고, 사실 소중한 순간들을 직접 경험하고 느꼈던 것이 다시 환기시키는데 있어서 사진은 기억을 되살리는데 도움이 된다. 우리 뇌는 사진보다 정확하지는 않다. 사진은 그 기억이 어쩌면 화석처럼 응고된 순간이다. 물이란 존재는 온도에 따라 응고(0도)가 되거나 기화(100도)가 된다. 이처럼 사진 또한 희미해진 기억은 사실상 응고된 기억일 것이고, 기억이 사라진 것은 기억이 기화가 된 것일 것이다. 사진의 내용이 따뜻하거나 차갑게 느껴지는 것은 무엇일까. 우리의 경험은 받아들이는 그 사람의 온도이다. 결국 사진이 가지는 온도는 우리의 경험에서 나올 것이다.
사진가는 자신의 느꼈던 감정을 사진에 담고 그것은 사진이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감상자들이 사진가의 감정을 공유하게 된다. 따뜻함과 차가움, 슬픔과 기쁨, 분노와 희열, 우리는 어떤 사진을 만들고, 어떤 사진을 공유하려고 하는 것인가. 때론 고민을 이야기하는 친구의 말처럼, 나의 사진은 무엇을 이야기하는 것인가. 나는 어떤 온도로 이야기하고 있을까. 뜨겁게 이야기하는지, 차갑고 냉정하게 이야기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