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성
그들은 사방에서 솟아나는 듯했다. 약간 축축하고 미지근한 공기 속에서 피어나, 그들은 가만히 흘러 다녔다. 마치 벽들에서, 철책에 싸인 나무들에서, 벤치들에서, 더러운 보도들에서, 공원들에서 스며 나온 듯이.
주택가의 죽은 정면 외벽들 사이로 그들은 컴컴한 송이를 지어 길다랗게 늘어졌다. 띄엄띄엄, 가게 진열대 앞에서 그들은 더 단단한 응어리를 이루었고, 움직이지 않으면서 그 주위로 약간 역류를 일으키기도 했다. 살짝 막힌 배수구에서처럼.
이상한 평안, 일종의 필사적인 만족이 그들로부터 풍겨 나왔다. 그들이 주의 깊게 바라보는 것은 눈 덮인 산처럼 솜씨 좋게 꾸며 놓은 '순백 박람회'의 리넨 더미, 아니면 어느 인형, 그 이빨과 눈이 일정한 간격을 두고 켜졌고, 꺼졌고, 켜졌고, 꺼졌고. 켜졌고, 꺼졌고, 언제까지나 똑같은 간격을 두고 새로이 켜졌고 새로이 꺼졌다.
그들은 오래도록 바라보았다. 꼼짝하지 않고 그들은 거기 머물렀고, 진열장들 앞에 내놓인 채, 떠나는 순간을 언제까지나 다음 간격으로 미루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에게 손을 맡긴 얌전한 아이들은 바라보는 일에 지쳐, 산만하게, 참을성 있게, 그들 곁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향성, 나탈리 사로트, P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