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에 관한 짧은 단상

35. 복잡한 것과 단순한 것

by 노용헌

‘단순한 것+단순한 것=복잡한 것’


게슈탈트 심리학에서 부분이 모인 합과 전체는 다르다라고 말한다. 완전한 구조와 전체성을 지닌 통합된 전체는 부분의 합과는 다르다라는 것이다. 부분의 패턴의 조합은 복수의 다양한 패턴을 형성한다. 부분의 총합은 전체일까? 부분의 요소인 재료들이 모여 전체적인 총합을 이루는 전체는 과연 같을까? 사회현상은 더욱 복잡해서 각 개인의 총합이 전체 일반성을 설명하기에는 결론이 나지 않는다. 1+1=2가 아닌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개수가 아주 많아지면 통계적 기법으로 현상을 이해할 수 있기는 하지만 이것 또한 정확한 것은 아니다. 베르너 카를 하이젠베르크(Werner Karl Heisenberg)의 자서전 『부분과 전체(Der Teil und das Ganze, Gespräche in Umkreis der Atomphysik)』를 통해 세계를 바라보는 ‘이해’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사진가는 나무를 보아야 할지, 숲을 보아야 할지, 항상 경계에서 고민하고 바라본다. 부분과 전체에 대한 고찰은 사진가에게 있어서 세계를 복잡한 것으로 또는 단순한 것으로 바라보게 하는 관점이 될 것이다.


1) 전체는 단순한 부분의 총계, 집성(集成)이라고 하여, 부분의 안에 없는 것은 전체에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2) 전체는 부분의 총계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의 것이라는 것.

부분과 전체에 대한 것으로 우리는 거시적 관점을 가질 것인지, 미시적 관점을 가질 것인지 그 관점(viewpoint)은 선택하게 될 것이다. 일전에 나는 조류학자 원병오 선생님과 촬영을 한 적이 있었다. 파주에서 겨울 철새들을 사진을 찍으면서 조류를 관찰하던 원병오 선생님은 철새들의 개체수를 파악하는 방법을 들었었다. 수많은 조류들의 개수를 어떻게 세는지, 어떻게 정확하게 1만2천35마리인지, 그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것은 놀이공원에서 인원체크하는 계수기로 개수를 파악하는데 하나씩 누르는 것이 아니었다. 하나씩 누를려면 얼마나 많이 눌러야 하겠느냐, 계수기 2개로 양손으로 누르는데 10마리씩 그루핑을 져서 누른다는 것이었다. 하나씩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 그루핑을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아 이렇게 하면 그 많은 숫자를 셀수 있겠구나하고 감탄하였다. 복잡한 무리들 속에서 전체를 파악하기 위해서 단일 부분의 숫자를 이렇게 세는 구나, 이렇게 그루핑을 할수도 있겠구나 생각하게 된다. 게슈탈트 시지각 이론은 집단화의 법칙과 단순화의 법칙을 말한다. ‘집단화’는 복잡한 곳에서 형태지각시 개개 단위의 공통적인 특성을 유사한 시각요소들끼리 하나의 그룹으로 인식해서 보려고 하는 경향을 설명하며, ‘단순화’는 우리의 시지각은 복잡한 것을 단순화시켜 이해한다는 것이다.


복잡한 것은 단지 복잡한 것과 패턴을 가진 복잡한 것, 두가지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복잡한 것은 많은 정보를 담고 있다. 따라서 자세히 보려면 많은 시간을 요하기도 하며, 따라서 대형 프린트되어 꼼꼼히 살펴봐야 하기도 하도 하다.


1.단지 복잡한 것.

2.패턴을 가진 복잡한 것.

단순한 것은 단지 단순한 것과 여백이 많은 단순한 것, 두가지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가장 간결하고 의미가 바르게 전달되는 형태는 단순화의 요소를 가지고 있으며, 형태와 지각을 이해하는데 빠르게 전달될 것이다.


1.단지 단순한 것.

2.여백이 많은 단순한 것.

복잡한 골목길이나 전깃줄 등, 혼란스러운 장면일지라도 찬찬히 들여다보면 그속에는 어떤 규칙들이 들어 있다. 카오스(혼돈의 세계)와 코스모스(질서의 세계)는 양립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보느냐에 달려 있다. 혼돈은 무질서해보이지만 오히려 철저한 질서의 세계일지 모른다.

“복잡한 것을 단순화할 줄 아는 능력

단순한 것을 복잡하게 말하기 위해서는

교육을 받아야 하지만

복잡한 것을 단순하게 말하기 위해서는

현명해야 한다.“ - 찰스 촙(Charles Tschopp, 스위스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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