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
삶에는 마치 나병처럼 고독 속에서 서서히 영혼을 잠식하는 상처가 있다.
하지만 그 고통은 다른 누구와도 나눌 수 없다. 타인들은 결코 그런 고통을 잊지 못하고 정신 나간 이야기로 치부할 뿐이다. 만약 누군가 그 고통에 대해서 묘사하거나 언급이라도 하게 되면, 사람들은 남들의 태도에 따라서, 혹은 신경 쓰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의심 섞인 경멸의 웃음을 지으며 무시해버리려고 한다. 아직 인간은 그런 고통을 치유할 만한 수단을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유일한 방법이라면 술을 마시고 망각해버리는 것, 혹은 아편이나 약물에 취해 인공적인 잠에 빠져드는 것뿐이다. 그러나 이런 방법은 효과가 오래가지 못한다. 고통은 잦아드는 것이 아니라 잠시 후 더욱 격렬한 형태로 되돌아오고 만다.
-눈먼 부엉이, 사테크 헤다야트, P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