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아감

by 납작콩

밤이 깊어져서 자려고 거실을 지나갔다.

그런데, 우리 집 반려견 콩이가 잠잘 준비를 하고 있다.

자기 나름대로 자리에서 제일 편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순간 웃음이 나와서 얼른 방으로 들어가 핸드폰을 가지고 나왔다.

살살 다가가 사진을 찍었다.

사진 찍는 소리에 고개를 들어 옆으로 돌려 나를 본다.

‘엄마, 이 밤에 뭐 하는 거야?’ 하는 것 같다.


누워 있는 모습이 마치 사람 같다.

그리고 어쩐지 너무 친숙하다.

마치 내가 옆으로 누워서 자는 모습처럼 보인다.

평소에 나에게서 눈을 떼지 않고 열심히 쳐다보고 따라다니더니

심지어는 이런 자는 모습까지 닮아있다.


그 닮은 모습이,

그 모습까지 사랑스럽다.

고양이를 그린 화가 루이스 웨인의 전시전 입구에 적혀있던 글귀가 생각난다.

‘나의 삶은 고양이를 만나기 전과 후로 분명하게 달라졌다. 고양이와 함께 한 순간부터 내 안에는 사랑이 넘치고 힘들고 각박한 삶 속에서도 부드러운 털을 쓰다듬으며 마음의 평안을 찾을 수 있게 되었다.’

나의 삶도 콩이를 만나기 전과 후로 분명하게 달라졌다. 콩이와 함께 한 순간부터 내 삶에는 갑작스럽게 터져 나오는 웃음이 넘쳐나고, 나와 닮아가는 이 아이의 모습을 보며 힘들고 각박한 삶을 살아갈 사랑의 힘을 얻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