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에 자만할 때 하타 수업을 듣는다.
다이어트, 운동을 해야겠다고 마음먹기 이전에, 즐길 수 있는 것을 찾는 일이 제일 중요하다.
요가가 그랬다. 시작은 미적지근했으나 수업을 몇 번 듣다 보니, 내가 연체동물처럼 쭉쭉 늘어날 수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선생님이 가르쳐주신 동작도 한두 번 연습하다 보면, 거울 앞에서 아름답게 꽃 피우듯 동작을 실현하고 있는 내가 참 기특했다.
요가 수련 중 '하타(hatha) 요가'가 있다. 하타 요가는 쉽게 말해 한 동작을 오랫동안 유지하여 몸의 근력과 유연성을 기를 수 있는 요가다. 빈야사, 아쉬탕가 같은 요가는 하타요가가 근원이다.
하타는 정직한 수련 중 하나다. 2,3일이라도 자세를 구부정하게 지내고 몸을 전혀 쓰지 않은 상태로 지낸 후 하타 수업을 들으면, 하타는 안다.
다른 요가에서는 동작은 길어야 5번의 숨 안에서 유지하지만 하타는 3분에서 길게는 5분까지 머무른다. 잘 하는 동작도 하타에서는 숨이 가빠 오른다. 동작을 1분 정도 유지하면 숨을 들이쉬는 게 힘들어지고, 3분이 지나면 몸 안에 찌릿함이 찾아온다. 5분이 되면 조용히 계시는 요가 선생님이 원망스러워진다.
주말에 수업을 듣는 하타 선생님이 계신다. 선생님을 알게 된 지 1년 정도 되었고, 선생님은 내 몸을 잘 알고 계신다. 선생님의 첫 수업을 들었던 날, 수업이 끝나고 잠깐 남으라고 하셨다. 학생 때처럼 괜히 긴장됐지만, 선생님은 내게 유연성을 믿고 움직이는 몸 대신 배 힘을 쓰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조언해주셨다.
그 순간 유연성만 믿고 요가를 즐겼던 내가 참 부끄러워졌다. 배에 힘을 주고 다시 요가를 하니, 새로운 근육이 쓰였다. 배에 힘이 들어가면서 몸의 중심이 강인해짐을 느껴졌다. 중심에 힘을 쓰니 겉으로는 같은 동작이지만 내면의 근육들은 꿈틀대고 있었다.
가끔 뻗뻗하게 굳은 상태로 주말 선생님의 하타 요가 수업을 가면, 선생님은 내 자세만 보고도 딱 아신다. 이럴 때마다 선생님께 구구절절 요가를 며칠 못한 이유를 구구절절 이야기했었다. 선생님은 환하게 웃으며, 내 몸의 정렬을 다시 맞춰 주신다.
하타를 하지 않았더라면, 아마 쉽게 지나칠 수 있었던 동작을 그저 지나쳤을 것이다.
누구든 쉽게 지나칠 수 있는 것을 쉽게 지나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큰 능력인가.
아이폰 메모장에 썼던 글귀가 다시 눈에 들어온다. 하타를 통해 좀 더 겸손해지고, 내 몸에 정직해지고, 유연성만 믿지 않고 몸의 중심을 쓰는 연습을 해야 한다는 판단을 할 수 있다. 몸이 무겁고 지칠 때, 내 몸을 다시 사랑해야 할 때 하타를 다시 찾게 된다.
하지만 배에 힘이 없으니, 아직도 핸드 스탠딩(머리 서기) 자세는 아직도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