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 같았다.
카페였다. 나무의 무늬가 그대로 드러나는 널찍한 테이블에 노트북을 펼치고 블루투스 이어폰을 귀에 꽂고 앉아, 글 쓰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인 커뮤니티에 누군가 써놓은 글을 읽고 나서였다. 그 누군가의 글이 참 좋았다. 긴 문장을 주욱 써놨는데 물 흐르듯 막힘없이 읽히는 것도 좋았고 우리 삶을 바라보는 시각도 독특해서 좋았다. 잔잔한 음악은 귀속에서, 커피의 쓴 맛은 입안에서 맴도는 것도 좋았다. 그런데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이렇게 좋은 것 투성인데.
나는 늘 불안했다. 아니 늘 행복했으려나. 아이가 태어나고 아이와 함께하는 매 순간이 그랬으니깐. 행복하면서 불안한 감정이 동시에 휘몰아치며 마음을 흔들어대는 이 모순과도 같은 상황은 행복한 순간에 마치 그래선 안된다는 듯 무언가 나쁜 일이 벌어질 것을 상상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꼬리에 꼬리를 물고 그 생각을 이어가다 보면 어느새 내 인생은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나는 그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어 오랜 시간 발버둥쳤다.
“불안은 마치 계속 피어오르는 연기 같아요. 연기는 팔다리를 아무리 휘둘러도 잠시 흩어질 뿐이잖아요? 불안도 사라진 것 같다가도 금방 또 다른 불안이 그 자리를 다시 채워나가죠. 발목이 너덜너덜 해질 때까지 발버둥 쳐도 도저히 빠져나갈 수 없는 올무에 걸린 동물처럼 하루 종일 어떤 생각에 얽매여 지내는 삶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당신은 아마 상상도 못 할 것이에요.” [A의 단편소설 '마음을 나누는 카페']
카페에서, 음악을 들으며 누군가의 글을 읽고 커피를 마시고 소설을 쓰며 머리를 쥐어짜고 있다. 이 시간이 그저 좋았다.
그래서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