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이 온다》
한강
1993년 계간 문학과 사회에 시 <서울의 겨울> 외 4편을 발표하고, 이듬해 서울신문 신춘문예 소설 부문에 단편소설 <붉은 닻>이 당선되어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신춘문예로 등단할 당시 '한강현'이라는 필명을 사용했으나, 차기작부터는 한강이라는 본명을 사용했다.
작가는 인물의 독백 등 심리적으로 중요하거나 시적인 부분을 이탤릭체로 표현한다.
대체적으로 대중적인 재미와 거리가 먼, 사람의 몸을 테마로 삼은 불편하고 파격적인 소설들을 쓴다. 대표작으로는 〈내 여자의 열매〉와 이상문학상 수상작인 〈몽고반점〉이 있다. 〈몽고반점〉은 《채식주의자》라는 연작 소설집에 수록되어 있다. 서로 연결된 내용을 하고 있는 《채식주의자》 연작은 영화로 제작되어 2010년 2월에 개봉했는데, 흥행에는 실패했다.
한국소설문학상을 수상한 중편소설 〈아기 부처〉 역시 영화화되었다. 감독은 《채식주의자》와 같은 임우성. 다만 제목은 《흉터》로 수정했다.
199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소설부문 〈붉은 닻〉
1999년 제25회 한국소설문학상 〈아기 부처〉
2000년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수상(문학부문)
2005년 제29회 이상문학상 〈몽고반점〉 - 당시 35세의 나이 최연소 수상이자 70년생이 이상문학상을 받은 최초의 사례. 2013년 김애란이 수상 당시 32세로 그 기록을 경신했다. [9]
2010년 제13회 동리문학상 《바람이 분다, 가라》
2014년 만해문학상 《소년이 온다》
2015년 황순원문학상 《눈 한 송이가 녹는 동안》
2016년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채식주의자》
2017년 말라파르테 문학상
2018년 김유정문학상 《작별》
2023년 메디치 외국문학상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 》
《채식주의자》(2007)
〈채식주의자〉, 〈몽고반점〉, 그리고 〈나무불꽃〉으로 이뤄진 연작소설. 1부 〈채식주의자〉는 어릴 적의 기억으로 채식주의자가 된 아내를 바라보는 남편의 시각으로 서술된다. 예술가 소설이라 평가받은 2부 〈몽고반점〉은 드물게도 심사위원 7인의 전원일치로 이상문학상을 수상했다. 단행본은 2016년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에서 수상하였다.
《소년이 온다》(2014)
5.18 민주화운동을 여섯 장에서 각각 여섯 명의 시선으로, 사건 당시와 그 이후에 대해서 서술한 작품이다. 광주를 전후로 한 역사나 정치, 사회에 대한 담론보다는 개인의 고통과 내면에 몰두한다. 마지막 장 〈꽃 핀 쪽으로〉 다음에 나오는 에필로그는 작가 자신의 자전적 이야기이다. 비록 5·18 이전 서울로 상경하여 직접 사건을 겪지는 못했으나 광주에서 태어나 유년을 보낸 작가인만큼 애착이 큰 작품이고, 집필 과정에서 많은 압박을 받았다고 작가는 에필로그에 서술한다. 하지만 수많은 압박에도 불구하고 소설가 한강은 불굴의 의지로 작품이 평가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였다.
한강을 무조건 좋아하기로 했다《소년이 온다》
1장
동호네 집에서 함께 살던 단짝 정대가 함께 민주화운동을 하던 중 죽는다. 이때 도망친 동호는 죄책감에 시달리다 정대를 찾으려 간 도청 상무관에서 시신 수습하는 일을 한다. 진압군이 들어올 것을 알면서도 군대를 피하지 않고 있다가 죽는다.
그는 손에 든 권총 방아쇠를 당기면 사람이 죽는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그렇게 할 수 없었던 그저 총기를 나누어 가진 아이들 중 하나였다. 그들은 적어도 인간에 대한 존엄성은 가지고 있었다.
2장
정대는 혼이 되어 죽은 자신을 바라본다. 누나와 동호가 죽었음을 감지한 정대 군인들이 와서 시체를 태우자 자유로운 영혼으로 하늘을 난다. 영혼은 다른 영혼과 만날 수도 대화할 수도 없다. 억울한 죽음을 맞은 영혼이 국가에 맞설 수 없는 허무함. 그 원을 어찌 풀꼬.
3장
동호와 함께 상무관에서 일했던 은숙은 후에 출판사 직원으로 일한다. 그는 정권을 부정한 희곡 출판을 도왔다는 이유로 일곱 대의 따귀를 맞는다. 그 희곡은 검열되었지만 결국 출간됐고 그를 바탕으로 연극대본이 만들어지고 배우들이 입모양만으로 하는 대사를 보며 동호를 떠올리고 그리워한다. 은숙은 분수대의 물을 멈춰달라고 요청하나 거절당한다. 공감을 모르는 추락한 사회.
따귀 일곱 대를 평생 잊지 않겠다는 은숙, 그것은 5.18의 폭력성을 잊지 않겠다는 말이다. 그러나 이제 하루 한 대씩 잊기로 결심한 그녀가 연극을 본 후 마지막 일곱 번째 맞은 빰은 잊지 않기로 한다. 그날을 잊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4장
동호와 함께 상무관에서 있던 진수는 감옥에서 대학생과 같이 지낸다. 그는 관찰자가 되어 진수를 서술한다. 진수는 심한 고문을 당했고 7년형을 선고받았으나 석방됐다. 그러나 극심한 스트레스로 결국 자살한다. 모나미볼펜과 알코올. 정도를 벗어난 잔인함은 차라리 인간이기를 포기했다.
5장
상무관에서 일하고 경찰에 연루된 후 고문 끝에 극심한 하혈을 하고 임신할 수도 없는 몸이 된 선주. 작가의 인터뷰 요청을 받지만 그녀는 너무도 아픈 기억이 두려워 녹음기의 버튼을 누르지 못한다. 그들은 자신이 당한 아픔조차 말할 수 없었다. 그들의 입장에서 한번 더 생각해 봐야 하기 때문이다.
6장
동호엄마는 사지에서 아들을 데려 나오지 못한 자책이 심하다. 책상 위에 올라가 애국가를 부르는 엄마. 죄책감으로 가득 찬 채 꾸역꾸역 하루를 살아간다.
허름한 나의 서평보다 그녀의 문장을 데려오기로 했다.
'혼한테는 몸이 없는데 어떻게 눈을 뜨고 우리를 지켜볼까.' p.22
'혼은 자기 몸 곁에 얼마나 오래 머물러 있을까? 그게 무슨 날게 같이 파닥이기도 할까? 촛불의 가장 자릴 흔들리게 할까?' p.45
'당신을 잃은 뒤 우리들의 시간은 저녁이 되었습니다. 우리들의 집과 거리가 저녁이 되었습니다. 더 이상 어두워지지도 다시 밝아지지도 않는 저녁 속에서 우리들은 밥을 먹거나 걸음을 걷고 잠을 잡니다.' p.79
'당신이 죽은 뒤 장례식을 치르지 못해 내 삶이 장례식이 되었습니다. 'p99
'달은 밤의 눈동자이다. 'p.136
'우리는 도륙된 고깃덩어리들이 아니어야 하니까 필사적으로 묵념을 하고 애국가를 부른 거야.' p173
우리는 잊으면 안 되는 것이 있고 소리 질러 말해야만 되는 것이 있다. 적어도 그대가 인간이라면.
겨울 한가운데서 그래도 미련한 봄을 기다리는 서글픈 세레나데.
나에게 한강은 언제나 피흘리며 다음을 기다리는 느린 계절의 노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