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개월 울 애기를 위한 선택
우리 막둥이를 데리고 나가면 많이 듣는 말 중에 하나다. 아이가 말을 청산유수로 하고, 활동도 좋다 보니 몇 개월이냐 물어보면서 기저귀 뗐는지 여부를 묻는다.
형아를 키웠던 짬이 있어서 배변훈련에 대해서 조바심은 없었으나, 아가가 언제부터인가 기저귀 하는 것을 싫어라 해서 슬슬 시작해 보자고 생각했었다.
부담을 주지 않는 선에서.
어린이집 친구들이 하나 둘 기저귀를 떼고 화장실에 가서 쉬를 하다 보니 “엄마 00은 형아야, 변기에다가 쉬 잘해 “라는 말을 종종 하곤 했다.
‘아, 아이가 느끼고 있구나, 부러운가 보구나, 조금 더 적극적으로 액션을 취해줘야겠다.‘ 생각했다.
그리하여 집에 있던 배변팬티들 (일반 팬티보다 두꺼워서 소변을 거의 흡수한다.)은 처분하고 일반 팬티를 구입!
기저귀를 입을지, 팬티를 입을지 선택하게 한 후 어린이집에 등원하거나, 집에 와서 생활하거나 했다.
머리로는 쉬 마려우면 화장실에 가야 한다는 걸 알지만 놀다 보면 잊고 놀다 싸버리는 경우가 많았다.
당연한 수순이지만 여유가 없는 아침에 그래버리면 버겁기는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이가 유난스럽게 눈을 깜빡인다..
틱처럼 자꾸자꾸 눈을 세게 깜빡인다.
물어보니 불편하지는 않은데 그렇게 깜빡이고 싶다고...
아, 단박에 알아냈다.
우리 아기가 스트레스받고 있구나,
기저귀 떼면서 아이들이 느끼는 성취감만큼이나 독립으로 가는 길에 느끼는 두려움이 크다고 했는데,,
지금 그러고 있구나.. 게다가 엄마랑 안 자고 형아랑 둘이 잠드니까 더 그럴 수 있겠구나 싶어서 잠시 쉬어 가기로 결정했다.
어린이집 선생님께도 말씀드리고, 오늘 하원하러 가는데.. 세상에 이런 텐션.. 정말 오랜만에 마주했다.
얼마나 기뻐하고, 기분 좋아서 나오는지...
그냥, 천천히 할걸.. (빠르게 한 것도 아니지만)
아이가 스스로 하게 더 둘걸 싶은 마음이 들었다.
기분이 좋은 우리 아이는 바람을 느껴봐 엄마,
꽃아 안녕 하며 자연을 누리는 여유도 생겼고,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놀이터에서 노는 즐거움이 생겼다.
그런 아이를 보면서 나도 눈 깜빡임이 사라진 걸 보게 됐고, 행복해서 어쩔 줄 몰라하는 아이의 모습에 덩달아 기쁘고 행복해졌다.
나의 편안함보다 아이가 우선이다.
그 행복을 오늘에서야 느낀다.
아가, 엄마랑, 아빠, 선생님을 믿어봐,
우리 아가한테 맞는 스텝으로 천천히 갈게.
우리 늘 그렇게 살자 아가.
사랑하고,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