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화해

아이를 통해 나를...

by 효돌이작까야

가장 힘든 관계 = 큰 아이와의 관계


1. 감정 vs 감정

나와 아이는 둘 다 감정적이라 서로의 눈치를 살피고 상대의 표현방식에 예민하다.

특히나 아이의 징징거림과 툭하면 울며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힘들어한다.

아이는 나의 욱함과 목소리 커지는 것을 무서워한다.


2. 밀어냄 vs 파고듦

아이는 자신의 감정을 받아줄 사람이 필요하고, 그 사람에게 파고들어 엉엉 울며 풀어낸다.

보통은 감정을 감정으로 받아내지 않는 아빠에게 뛰어가 안기고 나에게는 잘 오지 않는다.

나는 내 감정도 감당하기가 벅차기에 스파크가 튀기면 온전히 혼자 있을 시간이 필요하다.

시간이 아닌 몇 날이 걸리기도 한다.

혼자 있으면서 상황을 되돌려보기도 하고, 자책하기도 하며, 위로하기도 한다.


3. 같이 vs 따로

같이하는 걸 좋아하는 아이는 어릴 적부터 유독 혼자 놀지 못하고 늘 부모와 함께했다.

어딜 가든 무얼 하든 자신의 신체 일부가 닿아 있어야 했다.

반면 혼자 있을 때 충전이 되는 나는 잠깐이라도 따로 떨어져서 있고 싶다.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진한 편이라 함께하고 같이하는 기쁨보다 따로, 혼자 지내며 실속을 챙기고 빨리빨리 무언가를 정리하는 게 좋다.


4. 느림 vs 급함

큰 아이는 (내 기준에) 느리다.

결정하는 것도 느리고, 생각하는 것도 느리다.

신중한 거라고 표현하던데.. (아니면 자신의 결정을 신뢰하지 못하거나)

또 그런 느림으로 선택한 것은 끝까지 해내는 면이 있다.

급함,

나도 뭐 하나 선택하는 게 오래 걸리는 편이다.

옷을 하나 사더라도 장바구니에 넣었다 뺏다.

밤에 넣었으면 아침에 다시 보는 둥..

이런 거는 큰 아이랑 비슷하지만 결정은 빨리 하는 편이다. 포기, 도전, 보류 등.

전엔 아이의 느림이 너무나도 답답했지만 나랑 닮은 구석임을 알고는 공감이 되다 보니 기다릴 수 있게 됐다.


오늘도 아이랑 한바탕 일을 치렀다.

공부를 하며 틀린 것이 있음에 속상해서 다음으로 못 넘어가고, 주저앉아 버리는 꼬락서니에 날이 섰다.

아이는 자신의 속상함을 짜증과 분냄으로 쏟아내고..

나는 감정으로 들이받지 않으려고 이성을 붙잡다가 두 문제를 남겨두고 둘 다 터져버렸다.


너무너무 속상하고 마음이 쓰렸다..

꼭 상처 난 곳을 또다시 다친 듯이 많이 아팠다.

가장 귀한.. 목숨을 줘도 아깝지 않을 존재에게.. 끝까지 참아주지 못한 게 정말 미안했다..

이런 자신이 너무너무 싫고 실망스럽고...


엉엉 울며 이불을 뒤집어쓰고 감정을 추스르는 아이에게 먼저 다가갔다.

“엄마가 안아줄게 “ 했더니 뿌엥 하고 또 울며 안긴다..

“하나님, 저같이 부족한 엄마를 만나서 우리 아이 마음에 상처가 많아요.. 저의 부족함을 채워주시고.. 우리 아이 마음에 있는 상처들이 회복되도록.. 제가 더 우리 아이를 사랑하고 받아줄 수 있는 마음이 커지도록 도와주세요... “ 하고 기도했다..

코 끝이 시리고 안에서부터 뜨거운 눈물이 차오르는데.. 꾹 참아냈다.. 그리곤 아이를 보고 “엄마가 정말 미안해.. 네가 싫어서 그런 게 절대 아니야. 엄마가 더 노력할게...”라고 말하며 가슴에 방금 한 기도와 아이에게 한 약속을 새긴다..


늘 화가 많은 자신에게 실망했었고 꾀나 많이 혐오했다. 화내지 않는 엄마이고 싶은데.. 그러지 못함에 답답함도 느끼고... 발전 가능성이 없고 늘 똑같은 자리에 있는 인간임에 한심했는데..


지금 글을 쓰면서 깨달았다..


‘아, 화를 안 내는 것은 불가하구나.. 하지만 아이에게 먼저 다가가 안아주겠다고 이야기하고, 나의 생각과 감정을 이야기한 것이 발전한 부분이구나.. 나는 이렇게 성장하는구나’


지독하게도 혼자 해결하고 싶어 하는 내가

아이의 감정을 먼저 품어준 것은 참 기적과도 같은 일이다. 이런 변화가 앞으로도 많아질 거라 생각이 든다.


아이야, 이작까야야.

너희는 결코 멈춰있지 않음을 알길 바란다..


토닥토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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