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표가 필요한 순간 [#33]
꿈은 햇빛처럼 반짝거리는 것인 줄만 알았다
빛을 내는 예쁜 것인 줄만 알았다
한여름 폭우처럼 요란하게 심장을 두드리다가
내 안의 것들을 뒤죽박죽 휩쓸어버리는 것인 줄은 몰랐다
언제든지
사라졌다가
언제든지
나타날 수 있는 게
꿈이었다
마음의 온도에 따라
변화무쌍하게 모양새를 바꿔버리는 것이
꿈이었다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은 것 같은 허무함의
어느 끝 언저리에도
다시금
어느 틈 사이로 볕이 들고
새로운 바람이 불고
그렇게
꿈이 다시,
새로운 살결로 자라날 것을
믿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