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3학년 때,
국어 선생님이셨던 담임 선생님의 영향으로
나는 글을 쓰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리고 또 한 명, 짝꿍.
짧은 커트머리에,
검정 뿔테 안경을 쓴,
차분하지만 단단해 보였던 짝꿍은
쉬는 시간에도 책을 읽었다.
아, 전교 1등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구나.
짝꿍이,
읽던 책을 선물로 건네 온다.
"소망은 내 지친 등을 떠미네"
읽고, 또 읽고,
밑줄 그어 또 읽고.
날마다의 밤들을 그 책과 함께 했다.
너무 읽었던 탓일까.
결국 짝꿍의 선물은,
해지고 찢겨
마음 밭에 영원히 심겼다.
나도 작가가 될 거란 기대만 남기고.
절판된 책을 찾아
중고서점을 뒤적거린다.
그때의 내 꿈이, 나의 기대가,
짜잔! 하고 나타날 것만 같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