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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gweon Yim Oct 12. 2022

청둥오리

출근길의 길동무, 물새와 산새 16

9월 중순이 넘어가면서 한 두 마리씩 보이기 시작하던 청둥오리가 10월로 들어가면서 눈에 띄게 늘었다. 우리 곁에 오는 철새들 중에서 가을이 짙어졌음을 알려주는 대표적인 철새가 청둥오리이다. 청둥오리들 중에는 봄이 되었는데도 얼쩡거리다 북쪽으로 올라가는 막차를 놓쳐 그냥 이곳에서 여름까지 지내는 녀석들도 있는듯하다. 그래도 대부분은 봄이 오고 날이 따뜻해지면 시베리아로 갈 채비를 하고 부지런히 길을 떠난다.



대부분의 새들이 그렇지만 사람들이 그 새가 가진 외형상 특징으로 말하는 것은 수컷의 특징이다. 청둥오리도 수컷의 모습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초록색 머리 부분이다. 이 머리의 색은 광선의 방향에 따라 짙은 남색 또는 밝은 초록색으로 반짝인다. 노란색 부리를 제외한 머리 전체를 덮은 초록색은 목과 갈색 가슴과 목덜미의 경계 하얀색 띠를 마치 목걸이처럼 두르고 있다. 이처럼 보는 이의 눈에 특별하게 들어오는 머리의 색은 그대로 이 새의 이름이 되었다. 



그런데 암컷의 머리는 수컷과 완전히 다르다. 부리는 수컷이 노란색인데 비해 암컷은 위쪽으로 검은 반점이 많이 있는 주황색이다. 갈색의 머리를 가진 청둥오리의 암컷을 머리만 보면 흰뺨검둥오리나 알락오리와 거의 구분하기 어렵다. 전체적으로 갈색을 띤 암컷이 날개를 접은 상태에서 날개 깃의 밑 부분에 파란색이 보이면 그것은 암컷임이 틀림없다. 수컷의 특징 중 하나는 꼬리 끝의 검은색 깃털이 동그랗게 위로 말려 있는 모양이다. 그 모습은 마치 검은색 고리를 꼬리에 매달고 있는 듯하다.




몸의 길이가 50cm 안팎이고 날개를 활짝 펴면 약 7~80cm 정도 되는데 이들이 떼를 지어 하늘을 나는 모습은 가히 장관이다. 밤이 되면 이들은 들판이나 습지 등으로 날아가서 곡식의 낟알이나 풀씨 같은 것을 먹는데 작은 물고기도 먹는다고 한다. 그리고 아침이 되면 다시 강이나 호수로 날아와 휴식을 취한다. 



최근 몇 년 나의 집 앞, 반변천과 낙동강의 합수지점에는 교량공사와 홍수로 떠내려간 제방 복원공사로 인해 철새들이 많이 오지 못하였다. 작년 겨울 다시 숫자가 늘어나기 시작했는데 금년에는 좀 더 많은 새들이 날아와 산책하는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었으면 좋겠다. 



* 이 글은 경북기록문화연구원이 발행하는 기록창고 16호에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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