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ue Dreams 리뷰
이 책의 저자는 35년간 정신과 약을 먹어온 환자이자 심리학자다. 그녀는 자신이 겪은 심각한 부작용들을 털어놓으며 정신과 약들의 진상을 파헤친다. 우울감으로 약을 먹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면, 꼭 이 글을 읽기 바란다.
그녀가 6,7세 때였다. 푹푹 찌던 어느 여름날, 한 남자가 원숭이를 데리고 어린 그녀 앞에 나타났다. 그리고 원숭이가 춤추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하며 공연을 했다. 남자는 손이 없었다. 옆에 있던 언니는 깔깔 웃었지만 그녀는 공포를 느꼈다고 한다. 그리고 잠시 후 노래가 끝나고 원숭이와 남자는 한순간에 사라져 버렸다. 환각이었다!! 그날 밤 그녀는 가위에 눌린다. 손이 안 보이고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환각은 성인이 되어서도 계속된다. 어린 소녀를 차로 쳤다는 환각, 귀에 울려 퍼지는 소녀의 울음소리...
정신과 약은 부작용이 심했다. 점점 용량을 추가해야 하고 약발이 다하면 또 다른 종류로 바꿔야 한다. 현재 그녀는 위험한 약을 여러 가지 섞어서 먹고 있다. 그녀는 몸은 망가질 대로 망가지고 기억에는 구멍이 숭숭 뚫려 있다고 토로했다. 자신이 먹는 정신과 약 때문에 신부전, 비만, 고혈압, 당뇨병을 얻었고 입이 늘 바싹 말라 치아가 썩을 정도라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약들이 있었기에 그녀는 결혼을 하고 두 아이의 엄마가 되고 9권의 책을 쓸 수 있었다. 몸은 죽어가고 있지만 어쨌든 짧게나마 ‘건강한 정신’을 누리게끔 해줬으니 정신과 약에 감사해야 할까? 참 잔인한 물음이다.
1. 증가하는 우울증
우울증 약 프로작이 출시된 지 30년이 지났다. 제약회사에서는 늘 자신들의 알약이 확실하게 우울증을 치료한다고 홍보한다. 근데 이상한 건 환자가 줄지 않고 계속 증가한다는 거다.
물론 예전에는 우울증을 숨기는 사람이 많았고 지금은 당당하게 우울증 고백하는 사람이 많아졌다고 설명할 수 있다.
그렇다 쳐도 30년간 우울증이 줄지 않는 현상을 해석하기에는 역부족이다. 5년도 아니고 30년인데, 그 기간이면 증가하는 ‘우울증 고백 환자’를 충분히 치료하고도 남을 시간이지 않은가?
결핵 약이 나왔을 때는 결핵환자가 줄어들었고, 항생제가 나왔을 때는 감염으로 사망하는 사람들이 없어졌다. 모든 치료제는 통계적으로 분명하고 확실하게 질병을 줄이고 없앤다. 그런데 최고의 우울증 약으로 칭송받는 프로작은 딱 그 반대다. 30년이 지나도록 우울증이 줄기는커녕 점점 늘어만 가고 있으니.
2. 약 먹은 사람 VS 안 먹은 사람
더욱 수상한 건 항우울제의 장기적인 부작용을 다룬 연구가 없다는 거다. 대신 약을 먹은 환자와 약을 먹지 않은 환자를 비교하는 연구는 있다.
평생 정신과 약을 먹지 않은 환자들의 경우 23퍼센트가 한 달 내에 치료 없이 완화된다. 6개월이면 67퍼센트, 1년이면 85퍼센트가 우울증에서 벗어난다.
반면 약을 먹은 환자들은 증상이 갈수록 심해지고 발작하는 간격도 점점 좁아진다.
항우울제를 먹다가 끊을 경우 18개월 안에 재발할 확률이 50~70퍼센트라고 한다. 장기간 복용한 환자는 단기간 복용한 환자에 비해 재발 속도가 빠르고 재발 후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
이쯤 하면 우울증 약을 먹지 않는 게 좋다고 판단할 수 있다. 하지만 우울증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뇌가 손상된다는 주장도 있다고 하니 난감하다.
그럼 어떡하란 말인가! 이처럼 극과 극인 견해가 있다는 것은 정신의학이 얼마나 미숙한 상태에 있는지 말해준다. 솔직히 나는 외과의사의 말은 그 전문성을 인정하겠지만 정신과 의사의 말은 인정하지 못하겠다. 인류는 아직 뇌에 대해 아는 게 너무 적다.
3. 정신병 진단 근거는 무엇인가?
몸이 아프면 혈액•소변•조직검사를 통해 병을 진단할 수 있다. 하지만 정신이 아플 때는 이렇게 확실한 테스트가 없다. 전적으로 환자의 증상 서술에 많이 의존하고 의사의 판단은 너무 주관적이다.
내가 폐렴에 안 걸렸는데 폐가 아프다고 주장하며 병원에서 진단서를 받아내기란 불가능하다. 하지만 정신질환은 어떨까? 미국에는 정상인 8명이 각자의 의사를 속이고 전부 조현병 진단을 받아낸 연구사례가 있다고 한다. 정신병 진단 근거가 얼마나 빈약하고 타당성이 없는지 알 수 있다.
4. 우울증 원인이 화학적 불균형이라는 증거는 없다.
정신과 약은 환자의 세로토닌, 도파민 같은 신경전달물질이 불균형을 이룬다는 가설에 따라 만들어진다. 세로토닌 수치가 낮으면 사람이 우울해지니까 세로토닌 촉진제를 먹어야 한다는 거다. 하지만 수많은 과학자가 이 불균형을 증명하려 했지만 실패했다.
게다가 우울증 환자와 정상적인 사람의 세로토닌 수치를 비교했더니 정상인이 환자보다 꼭 세로토닌이 더 많지 않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심지어 행복한 집단의 세로토닌 수치가 더 낮은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이렇게 우울한 사람에게 화학적 불균형이 있다는 증거도 없는데 뇌의 신경전달물질 수치를 바꾸는 약을 먹어야 할까 의문이 든다. 모든 정신과 약이 신경전달물질 기능에 교란을 일으킨다는 학계의 견해가 있다. 복용량을 늘릴수록 신경의 혼란과 비정상적인 기능은 심해지고 그렇게 사람은 항우울제를 먹을수록 더 우울해지고 더 약에 의존하게 된다고 한다.
54세의 나이에 80대 몸으로 되어버렸다는 저자는 이제 정신의학의 희망을 실로사이빈, LSD와 같은 사이키델릭 치료법에서 찾고 있다. 이 물질들은 강력한 환각을 유발하는 마약류에 속한다.
<운명의 과학>이란 책에서 LSD의 우울증 치료원리를 본 적 있다. LSD는 뇌의 모든 영역을 활성화시켜 기존에 없던 신경연결망을 형성시킨다. 그리하여 기존의 사고 패턴을 깨고 새로운 시각으로 세상을 볼 수 있다는 거다. 즉 우울한 사람들은 부정적인 생각을 끊어낼 수 있고, 아티스트들은 더 창의적인 작품을 구상해 낼 수 있다는 거다. 하지만 동시에 부작용도 언급된다. 조현병을 악화시킬 수 있고 뇌를 파괴하고 모든 스위치를 다 켜버려서 전혀 컨트롤이 안된다는 것. 아직은 위험하고 불법인 마약이다.
이 책에서는 사이키델릭의 한계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이 없다. 위험한 점을 확실히 짚고 넘어갔더라면 더 좋은 책이 되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흔히들 우울함을 마음의 감기라 표현한다. 하지만 우울증 약은 감기약이 아니다. 왜 몸이 아플 땐 약을 먹으면서 마음이 아플 땐 약 먹기를 꺼리냐고 하는데,,,,,, 감기약 먹고 열이 더 난다거나 금단현상을 겼었다는 말을 들어 본 적 있나? 당연히 없다. 하지만 우울증 약을 먹고 갈수록 혼란스럽다거나 약이 자살충동을 일으킨다는 소문은 많이 들었다. 항우울제가 도대체 우울증을 치료하는 건지 우울증을 부추기는지 의심되는 사례들이 너무나 많다.
그래서 여러 정보를 종합했을 때, 환각이 보이고 환청이 들리는 경우를 빼고는 쉽게 정신과 약에 손을 대지 않는 게 최상이 아닐까 싶다. 물론 본인의 상황은 본인이 제일 잘 알기에 방관자가 뭐라 강력하게 주장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정신과 약을 먹기 전에 이 글을 보고 한번 재고해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