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방탄소년단) 진 ‘Epiphany’
인간은 세상에서 유일하게 자기혐오를 하고 자살도 하는 존재다. 인생에 불만스러운 이유는 어떤 것일까. 외형적인 거, 나이 드는 거, 아픈 거 그리고 관계가 단조롭다는 거.
수십 년 살고 다시 되돌아보니, 나를 괴롭히는 고민은 늘 그 몇 가지였다. 새로운 것도 없어. 내 인생이 그 몇 개의 고민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 참 어이없지만 그게 현실이다. 쳇바퀴 돌듯 시련과 번뇌는 반복된다. 엎어지고 일어나고 더 단단해진 것 같지만 또 넘어지고, 또 가슴이 아프고 우울하고를 반복한다. 끊임없이 나를 괴롭히는 것들, 가끔 형태를 바꿔가며 나를 찾아오지만, 본질은 다 똑같은 걸 나도 안다.
뭐가 문제인지조차 모르고 달려온 날들.. 최근에서야 이게 그 말로만 듣던 ‘자기혐오’인가? 내가? 하며 놀랬던 적이 있다. 인정하기 싫지만, 그런 것 같다. 사람은 참 신기하다. 그렇게 이기적이면서도 또 자기혐오를 하다니. 한 가지만 해야지, 왜 이렇게 양극단을 오가게 하는지. 그게 인간 본성의 매력이기도 하지만.. 뭐
가끔 나 자신이 너무 마음에 안 들 때, 이 노래를 듣는다. BTS 멤버 진의 솔로곡 ‘에피파니’.
“조금은 뭉툭하고 부족할지 몰라”도 “지금껏 살아온 내 팔과 다리 심장 영혼을 사랑하고 싶어”라는 가사가 마음에 와닿는다. 내가 정말 그러고 싶거든.
사람이 심오한 철학이나 심리학을 몰라도 살다 보면 어렴풋이 느껴지는 게 있다. 자아 성찰, 깨달음, 통찰이라고 하지. 정확히 왜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뭔가 그래야만 해야 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Love Myself!
음원 버전도 좋지만, 뮤비에 있는 비가 쏟아지는 소리가 좋아서 일부러 뮤비를 찾아 들을 때가 있다. 정말 진의 목소리만큼 이 곡을 잘 살리는 보컬은 없는 것 같다. 담백하면서도 애절함이 묻어있고, 슬픈데 절망적이지는 않다.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 자기 수용, 자신과의 화해, 이 문제가 해결 안 되면 고통은 계속 반복될 듯하다. 과연 자신을 사랑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사랑할 수 있을까?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 걸까?
나 자신을 찾는 여정의 끝에
다다른 건 제자리.
결국 찾아야 하는 것은
모든 것의 시작이자 이정표인
영혼의 지도.
뮤직비디오의 엔딩 멘트에서 ‘영혼의 지도’가 언급된다. 그리고 다음 앨범이 ‘MAP OF THE SOUL’ 시리즈라니..
빅히트 기획력 무엇?? 소름이다.
# 뮤직비디오 감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