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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티라미수 Jun 17. 2021

나만 힘든겨?

하루 8시간 앉아있기



요즘은 예전보다 글을 많이 쓰고 있다. 그것도 근무시간에 발행 버튼을 누르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는 내가 현재 퇴사 예정이어서 예전만큼 일을 열심히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직장에서도 3개월을 근무하고 퇴사하게 되었다. 저번 직장에서도 3개월 일하고 퇴사했는데 ㅋㅋ 그렇다 난 프로 퇴사러다. 3개월, 5개월씩 짧게 다닌 회사가 태반이고 길게 다니면 1년이다.


이유는 다양하다. 업무가 맞지 않거나, 사람이 싫거나, 월급이 짜거나...

그리고 내가 그동안 다녔던 모든 회사에서 공통적으로 견디기 힘들었던 점 하나, 바로 하루 8시간을 앉아 있는 것!



솔직히 하루 8시간은 너무 길다.

생각해 보라. 시험공부를 하거나 독서하고 글쓰기를 하는 활동들, 소위 '나를 위한 일'도 8시간 하기는 힘들다.

좋아하는 일도 8시간 하기 힘든데 회사에서 '남을 위한 일'을 한다는 건 오죽하랴.


나는 보통 오후 4시가 되면 에너지 소모가 다 되어 일을 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른다. 눈도 아프고 목도 뻐근하고 머리가 안 돌아간다.


근데 퇴근은 6시다. 남은 2시간은 정말 미친다. 시간이 어찌나 더디게 가는지 환장할 노릇이다. 이때 제일 좋은 방법은 간식을 먹는 거다. 무언가를 씹는 것으로 시간이 더디게 가는 스트레스를 날린다. 그렇게 또 살덩어리를 얻고.. ㅜㅜ


가끔 생각해본다. 하루 근무시간이 6시간이면 어떨까. 이 정도면 그래도 버틸 만 함.


어차피 8시간이면 중간중간 딴짓을 하게 되어있다.

그것도 맘 놓고 하는 게 아니라서 행복하지 않다. 여기저기 눈치 보느라 딴짓을 제대로 할 수가 없어요. 그냥 시간 낭비라니까.


차라리 이 시간에 운동을 하거나 요리를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으랴. 사무실에서 맘 편히 책 펴놓고 독서를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으랴.



난 진심 8시간을 채우기가 힘들다. 퇴사 이유로 ‘앉아 있기 힘들다’를 외치면 다들 장난인 줄 안다. 설마 그런 걸로 퇴사를 하겠어 하는데 난 진심이다.


2년 전부터인가? 앉아있는 시간이 조금만 길어져도 몸이 아파났다. 등이 아프고 허리가 아프고 어깨, 목, 골반이 돌아가면서 아프다..


다른 사람들은 안 아프대. 근데 어떡해. 나란 사람은 아프 다는데 ㅜㅜ


사실 오후 정도 되면 앉아 있는 시간이 너무 길어서 어느 순간부터 메스꺼울 때가 온다.


계속 무리하다가 디스크라도 터지면 누가 책임진 단 말인가. 내 몸뚱이는 내가 책임지고 아껴야지. 당금 굶어 죽을게 아니라면 내 몸을 위해서 퇴사를 하는 게 맞지 않나.


이렇게 나는 일정기간 휴식기를 가지고 다시 취직하고 또다시 퇴사하는 것을 반복해왔다.


그러고 보니 중소기업 사무직은 재택근무가 없는 것 같다. 구인 사이트에서 아무리 찾아봐도 눈에 띄지 않는다. 사장님들은 왜 재택근무를 싫어할까?


내가 생각하는 그 이유는 이러하다.


첫째, 이미 임대한 사무실이 있다.

둘째, 직원이 사무실에 상주해야 사장님이 왔을 때 체면이 선다. 사무실에 직원이 있어야 사장님 느낌이 나지..

셋째, 부하직원을 직접 부려먹기 쉬워서이다.


아무튼~ 사무실에 직원이 있어야 회사답다는 고정관념이 큰 작용을 한 것 같다.



남들은 성실히 근무하다가 갑질을 당하거나 억울한 일이 있으면 글을 쓰던데, 내 글은 왠지 게으른 직원이 일하기 싫다고 징징대는 느낌이다.


난 이게 더 싫다. 지금 쓰는 글이 나의 진실된 감정임에도 불구하고 남들 눈에 어떻게 비칠까 걱정하는 것. 글이 공감을 얻지 못해도 앞으로 이런 글을 더 올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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