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각으로>#5 둥지

by 오홍
KakaoTalk_20210622_142734675.jpg 요녕석에 전각 ⓒ오홍



어스레한 하늘을 어쩌다 올려다보니

마른 가지 사이로 하나씩 물어다 지은 둥지가 보입니다.

잎에 가려져 있을 때 보지 못했던 나무 위에서도

새끼가 태어나고 자라고 있었네요.


돋아나는 새 잎이 둥지를 가려도

여전히 새들은 먹이를 물어 나르겠지요.

하늘을 올려다본 김에 발견한 둥지를 보니

다들 그렇게 살아가고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나를 스쳐 지나가는 이도,

맞은편에서 오는 이도

한 걸음 한 걸음 둥지로 향하고 있겠지요.


잎이 떨어지고 고스란히 드러나

발견되는 순간,

누구에게나 있을 터입니다.





전각 이야기


하나씩 물어다 만든 둥지처럼

가로획과 세로획을 붙였다가 띄었다가

굵었다가 얇았다가

길었다가 짧았다가

얼기설기 글자를 만들었다.

가지 속에 살짝 찍으니

글자보다 모양이 '둥지'처럼 느껴지는 전각이다.



- 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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