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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겨울햇살 Dec 16. 2020

[30대의자아찾기] 결국 제일 어려운 것은 사람

결이 다른 사람들과 일하기

 결국 제일 어려운 것은 사람이었다.


  올해 평소 관심 있던 분야의 수업을 들을 기회가 생겼다. 만약 나와 맞다면 이 길로 나가볼까라는 생각도 했던 일이었다. 이 일은 보통 국가의 예산을 받아 사회 복지적인 사업이나 수업을 진행하는 게 주된 업무였다. 회사의 사익이 아닌 사회 지향적인 일이라 가치 있게 느껴졌고 마음이 더 끌렸다. 이전 경력과는 전혀 다른 일이었기에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수업에 참여했다. 수업은 재밌었고-사실 무언가를 새롭게 배우러 나간다는 사실이 더 설레었지만- 이 쪽 분야에 대한 흥미도 높아졌다. 수업을 들으며 수업에 대한 걱정은 사라졌지만 의외로 가장 큰 벽으로 느껴진 건 ‘사람’이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입학하면 다양한 사람을 만나게 된다. 고등학교 때와는 또 다른 기준으로 친분이 나뉘고 때로는 나와 맞지 않는 사람과 어울릴 일이 많아진다. 대학 생활을 하며 다양한 사람에게 적응했다고 생각했으나 나와 다른 사람에 대한 충격(?)은 사회에 나와 더 크게 느껴졌다. 대학을 다니면서까지 보지 못했던 종류의 사람과 어른들. 회사 속에서 이들은 학생 때와 달리 내가 비켜갈 수 없었다, 사회생활에서의 가장 어려운 점은 나와 맞지 않는 사람들에게 적응하는 것이었다. 돌이켜 보면 한 분야에서 경력이 쌓인다는 것은 일적인 능력뿐만 아니라 그 분야의 사람들을 잘 이해하고 대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든다.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며 나는 일이 나와 맞을까만 걱정했는데 가장 큰 벽은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이들의 방식에 적응하는 일이었다. 약속에 대한 개념이나 일에 대한 평가치,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묘하게 다른 사람들을 보며 나는 때로 실망하기도 했다. 일정에 맞는 일들을 처리해야 하는 회사 업무에 익숙해진 나에게 그들의 모호한 공지와 일을 처리하는 태도는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이래서 사람들이 새로운 길을 찾다가 결국 자기가 하던 일로 돌아가게 되는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코로나로 인해 그 모임을 통한 나의 새로운 길 모색은 일단 중지되었다. 다시 시작될지 아니면 좋은 수업 한 번 들은 걸로 끝날지는 아직 모르겠다. 적어도 그 분야가 어떤지에 대해 알게 된 것은 큰 성과라 생각한다.


  새로운 일을 고민할 때 나는 항상 그 일이 나와 맞는지만 생각했다. 이번 경험을 계기로 나는 그 어떤 것보다 사람을 받아들일 준비를 해야 새로운 세계에 발을 담글 수 있다는 점을 배웠다. 아직도 나는 어떤 일이 나에게 맞는지 고민하며 여기저기 기웃거리고 있다. 무엇을 시작하든 그 모든 것을 받아들일 마음을 준비를 하는 게 가장 우선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의 기준을 얼마만큼 받아들여야 할지, 나의 기준은 얼마나 지켜야 할지. 나이를 먹어도 여전히 사람은 참 어렵다. (나중에 나이를 먹고 노인회관에 가서도 이 고민은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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