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전업주부의일상] 아이 시선 속의 사람들
아이의 주변이 행복하길
아이는 오늘도 서랍을 뒤져 캡 모자를 찾아와 직접 눌러쓰고 자기는 경비 아저씨라고 말한다. 매일 마트 아저씨가 오늘도 집에 오냐며 물어보고, 어디 나갔다 오는 길이면 집 앞의 택배박스 유무를 확인하며 택배 아저씨가 왔다 갔는지 물어본다. 집에 새로운 물건만 생기면 마트 아저씨가 갖다 줬다고 말을 한다. 아이의 어린이집 등하원차 운전기사님이 장갑을 끼고 운전하시는 걸 유심히 봤다가 집에서 지붕카를 갖고 놀 때 주방에서 위생장갑을 들고 와 장갑을 어설프게 손에 끼곤 운전놀이를 하며 논다. 병원에서 만난 의사를 흉내내기도 하고 어린이집 선생님의 말투를 따라 하기도 하지만 코로나로 집에 있는 요즘 아이가 가장 많이 마주치는 사람은 경비원, 마트 배달원, 택배 배달원이다.
아이가 매일 움직이는 코로나 상황 아래의 동선 속에서 마주치는 사람들, 그 사람들은 대단한 사람들이 아니다. 어쩌면 사회적으로 큰 대우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최근 <임계장 이야기>를 읽고 나니 주변을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이 달라 보인다. 친정아버지도 경비일을 현재 하고 계셔서 더 남일 같지 않다.
20대 시절 버스를 타고 지나가며 본 공사현장을 보며 문득 이런 생각을 했다. 멀리서 볼 때는 모두 똑같은 공사장 인부지만 저 사람들 모두 각자의 인생을 갖고 있으며 일을 대하는 태도, 가족을 대하는 자세, 동료를 생각하는 마음이 모두 다르겠지. 그런 생각을 하며 시간이 지나 내 아이가 생기고 그 아이가 커서 어떤 일을 하든 사람을 대할 때 상대방을 생각하며 대할 수 있는 인격을 가진 사람으로 키우고 싶다는 다짐을 했었다. ‘그 사람 어때?’라는 타인의 질문에 ‘참 좋은 사람이야’라는 대답을 들을 수 있는 사람. 상대를 불편하게 만들지 않고 이야기를 끌어낼 수 있는 사람. 아이의 키우며 잊고 있던 그때의 생각이 생각났다.
아이를 키우며 작은 것들의 소중함을 느낄 때가 많다. 특히 주변에서 만난 사람들이 아이에게 보내는 호의적인 눈빛과 행동은 참 반갑다. 내가 좋은 사람이 되고 내 아이가 좋은 사람이 되어 주변이 밝은 에너지로 넘치는 삶. 그래서 더욱 아이가 만나는 사람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노동자들의 인권이 지금보다 더 좋아지길 바란다. 아이를 키운다는 건 내 가족의 틀을 넘어서 더 살기 좋은 삶을 꿈꾸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