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1학년, 영어 학원 찾기

영어 학원 찾아 삼만리

by 겨울햇살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작년 10월, 고민이 시작됐다. 바로 아이의 학원이다. 이미 초등학생 아이를 키우고 있는 친구들에게 학원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으니 일단 영어학원을 결정하는 게 우선이라 입을 모아 말했다. 초등 저학년 학원 스케줄 중 영어학원이 가장 메인이기 때문에 영어학원을 정한 후 나머지 시간에 다른 수업을 등록해야 일정을 맞출 수 있다는 것이었다. 영어학원을 정하려니 고려할 게 많았다. 아이는 여섯 살 때부터 유치원과 연계된 어학원을 매일 다니고 있었기에 현재 아이의 수준에 적합한 수업을 찾아야 했다. 유치원 엄마들을 만날 때마다 영어학원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지만 모두 사는 동네가 제각각이라 답이 보이지 않았다. 아파트 단톡방에서 질문을 하기도 하고 지역 맘카페를 뒤져도 자세한 정보를 얻기는 어려웠다. 지도상에 위치적으로 알맞은 학원을 검색하여 직접 상담을 받아보는 수밖에 없었다.


초등영어.jpg


영어학원은 크게 세 가지 타입으로 나눌 수 있다. 전국에 체인을 둔 대형 어학원, 동네에 있는 중형학원, 그리고 개인 교습소나 과외 같은 소규모 학원이다. 우선 가까운 거리에 도보로 다닐 수 있는 동네 중형학원과 개인 교습소를 알아봤다. 현재 아이의 학습 수준을 설명하고 레벨에 맞는 수업을 받을 수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이야기했다. 상담을 하다 보니 동네 대다수의 학원이 수업 전에 주어진 영상을 보고, 영상 내용에 대한 말하기 연습을 한 후 영상학습이 끝나면 선생님이 필요한 부분을 확인하고 알려주는 교육 방식을 취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영상학습을 아이 수준에 맞게 제공하기에 개별적 학습이 가능하다 했지만, 개인적으로 아직은 어린 나이이기에 학원에서 혼자 화면을 쳐다보고 있는 패드 학습보다는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수업을 원했다. 더군다나 패드 학습은 집에서도 해줄 수 있다고 생각했기에 최종적으로 제외했다.


근처 학군지에 있는 유명 대형 어학원에 연락을 해보니 차량이 문제였다. 집 앞이나 학교 앞이 아닌 도보 십 분 정도 거리의 대로변에서 차량 탑승이 가능했다. 게다가 영어학원을 오가는 것만으로도 두 시간 정도 소요되는 것도 불만족스러웠고 비용도 동네 학원 기준 최대 이십만 원 정도 더 비쌌다. 아이가 영어를 배우는 수준을 고려하면 아까운 금액이었다. 더불어 대형학원의 많은 숙제에 치여 영어에 흥미를 잃었다는 주변의 이야기를 들으며 아이가 좀 더 자라고 많은 양의 학습을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을 때 대형 어학원을 고려해 보기로 결심했다.


멀지 않은 거리를 중심으로 학원을 찾다 보니 내가 원하는 방식의 수업을 진행하면서 비용도 적당한 새로 생긴 어학원이 눈에 띄었다. 체험수업을 하고 난 후 아이도 다니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반 배정을 위해 레벨테스트를 등록을 하려고 상담하는 과정에서 같은 반에 고학년이 너무 많이 섞여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아직 어린 나이기에 같이 공부하는 반 아이들의 학년이 같거나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으면 했지만 새로 생긴 학원이라 아직 학생들의 수준이 들쭉날쭉했다. 처음 영어를 시작하는 파닉스 반에는 또래들이 다녔지만 원장 선생님도 테스트 후 파닉스를 다시 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을 내보였다. 결국 마지막 희망을 안고 간 영어학원에서도 답을 찾을 수 없었다.




영어학원을 정하지 못하고 여러 고민을 하며 수많은 영어 교육 관련 도서와 유튜브 영상을 찾아봤다. 그리고 올해는 엄마표 영어를 해보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유명한 잠수네 영어를 시도해 보고자 다짐했으나 입학 삼 주차, 벌써 흘려듣기는 실패한 것 같다. 그래도 매일 패드로 듣기와 읽기 학습을 하고 자기 전 영어책을 읽어주는 시간은 빼먹지 않고 있다. 특히 자기 전 독서는 아이가 너무 좋아하는 시간이라 목이 아파도 읽어준다. 대충 읽어주면 ‘엄마, 성의 있게 읽어줘’라며 채근질할 정도다.


수많은 영어학원을 뒤지며 많은 생각이 들었다. 학원 정보를 찾다 보면 요즘 화제가 되는 칠 세 고시에 대한 내용도 찾아볼 수 있었는데, 학원 입학을 위해 과외를 하고 어마어마한 학습량을 해내는 아이들을 보며 이렇게 학습한 아이들이 중학생이 되어서도 영어를 좋아할 수 있겠느냔 의문이 들었다. 결국 내가 아이의 영어 공부에 신경을 쓰는 건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언어를 익혀 하고 싶은 일이 생겼을 때 영어가 장벽이 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 때문이다. 어른이 되었을 때 좋아하는 책을 원서로 즐기고 영어로 말하는 대화를 즐거워했으면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초등학교에 갓 입학한 아이의 추억 속에 학원을 다닌 기억보다 놀이를 통해 오감에 새겨진 감각과 엄마와 함께했던 시간이 가장 큰 중심이 되길 바란다. 이런 마음을 먹어도 같은 유치원 때 같은 영어학원을 다녔던 아이들이 지금 엄청난 양의 단어를 외우고 있단 이야기를 전해 들으면 당장 단어 책이라도 사서 공부시켜야 하나 싶은 불안함이 찾아온다. 하지만 결국 영어 공부에 목메는 목적, 공부의 근본으로 돌아오면 아이가 즐겁게 새로운 언어를 익히고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이어질 학습이란 긴 여정 속에서 지치지 않고 즐겁게 공부하는 발판을 마련해 주는 게 지금 내가 해야 할 몫이란 생각이 든다. 이제 시작이라 몇 년 뒤에 어떤 결론에 도달할지는 모르겠지만 차근차근 아이의 힘을 길러주는 엄마가 되어야겠다 다짐한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아이와 엄마의 조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