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유 Jan 10. 2019

탄력근로제 확대 추진 뭐가 문제인가요?

지난 11월초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는 ‘노사상생을 통한 경제활성화’를 명분으로 탄력근로제를 확대적용하는 보완 입법조치를 마무리하는데 합의했습니다. 현재 국회에 발의된 탄력근로제 확대 개악안들은 단위기간을 최대 6개월~1년까지 늘리려 하거나 특정주의 상한 자체를 없애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습니다. 도입요건 또한 과반수 의견청취 등으로 완화시키는 법안도 상당수 있습니다.


고무줄 노동시간, 사라지는 연장가산수당


근로기준법이 연장/야간/휴일 근무에 대해서 가산수당을 규정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힘든 일이기 때문에 보상하는 측면도 있는 한편, 기업의 부담을 늘려 연장/야간/휴일 근무를 실시하지 않도록 하려는 면도 있습니다. 하지만, 탄력근로제는 연장근무를 하더라도 연장가산수당을 지급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기업입장에서는 가산수당을 지급해야 하는 부담이 사라지게 됩니다. 거꾸로 노동자입장에서는 힘든 일을 하고도 가산수당을 받지 못하는 효과가 생깁니다.



일생활 균형은 사라지고, 좁아지는 노동자의 결정권한과 직장내 민주주의


사실 권위주의적이고 갑질이 횡행하는 한국의 노동현장에서 노동자의 결정권한을 이야기하는 것이 모순적이기는 하지만, 그나마 형식적이든 미약하든 조금이라도 남아있던 노동자의 결정권한이 더욱 축소됩니다. 근로계약서의 정해진 출퇴근시간이 아니라 취업규칙으로, 나도 모르는 근로자대표가 서명한 합의서로 탄력적 근로시간제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개악안들은 취업규칙이나 근로자대표 서면합의절차 조차도 없애려 하고 있습니다.



장시간 노동 없앤다던 약속은 어디로?


정부와 국회는 탄력근로시간제를 ‘유연근로제’라고 포장하며, 유럽 이야기를 합니다. OECD 최장시간 노동을 자랑하는 한국사회에 유럽에서 운영하는 탄력근로제만 들여오면 우리의 노동시간이 바로 줄어들까요? 한국은 2003년 8월 근로기준법을 개정하여 2004.07월부터 주40시간을 단계적으로 시행해오고 있지만, 엉터리 행정해석으로 주당 근무시간이 68시간까지 가능했었습니다. 주35시간~38시간 정도의 노동시간을 운영하고 있는 유럽과 주52시간의 노동시간을 운영하고 있는 한국을 비교할 수 있을까요? 주당 노동시간이 60시간이 넘어가면 심근경색 위험이 2배이상 높아지고, 1일 노동시간이 11시간 이상이 되면 심근경색 위험이 2.9배 이상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국제암연구소에서는 야근을 2급 발암물질로 지정하고 있구요. 합법적인 노동시간 근무를 해도 과로사할 수 있는 사회, 우리가 바라던 노동존중사회는 절대 아닐 것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우리 회사 근무조건을 바꾸고 싶어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