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피 수혈

검은 꽃 피우던 그 날의 함성

by 정이안

검은 피 수혈




눈물 마를 일 없어도


또 어디론가 흘러가야 할 한 남자가


낙동강에 와서 울고 있다


펄럭이는 태극기처럼


강물 흔드는 여울마자가 되어


벌건 지느러미를 씻고 있다


뒤돌아 달아나려 해도


등 뒤에서 검은 꽃 피우던 그 날의 함성에


걸린 총부리를 아직도 놓지 못해


절레절레 흔드는 고갯짓


장마 지나간 가을 하늘 가득


겹겹이 싸인 피비린내에 감싸 쥔 두 귀


몸 안으로 밀어 넣어 보는


그 남자는 꽃진 무궁화나무


노을꽃 울컥울컥 어룽지는


강물 위를 걷고 있다



https://www.omate.kr/news/articleView.html?idxno=51364

작가의 이전글바닥, 떠나지 못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