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꽃 피우던 그 날의 함성
검은 피 수혈
눈물 마를 일 없어도
또 어디론가 흘러가야 할 한 남자가
낙동강에 와서 울고 있다
펄럭이는 태극기처럼
강물 흔드는 여울마자가 되어
벌건 지느러미를 씻고 있다
뒤돌아 달아나려 해도
등 뒤에서 검은 꽃 피우던 그 날의 함성에
걸린 총부리를 아직도 놓지 못해
절레절레 흔드는 고갯짓
장마 지나간 가을 하늘 가득
겹겹이 싸인 피비린내에 감싸 쥔 두 귀
몸 안으로 밀어 넣어 보는
그 남자는 꽃진 무궁화나무
노을꽃 울컥울컥 어룽지는
강물 위를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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