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차이로 깊어지는 갈등

by 쫄기니


베이비시터에 대한 답답함과 오해는

여러 가지 사건들로 점점 더 쌓여갔다.

나는 이제 베이비시터와 거의 말도 섞지 않았다.


어느 날은 야미가 아이오의 아침으로

뭘 준비하냐는 질문을 해

삶은 계란을 주라고 했다.


아이오는 완숙을 싫어해서 촉촉한

반숙을 해야 한다고 알려준 적이 있다.


그런데 케이토의 등원준비를 시키는 나에게

아이오가 달려와 말했다.


"대디, 계란이 너무 익어서 먹기 싫어요."

"아이오, 음식을 버리면 안 돼, 우선 먹어."

"그렇지만..."

"네가 반숙을 원하면 나 말고 베이비시터에게 직접 말해."

분명히 그때 반숙으로 준비하라고 얘기했었는데..

답답했다.




어느 날은 퇴근 후 너무 피곤해서

비타민 워터를 마시려는데 하나 남아있던

비타민이 사라져 있었다.


'이거 나만 마시는 건데 왜 없어졌지..?

혹시 베이비시터가 마신 걸까..?'

그때 주방으로 들어오던 야미와 와이프에게 물었다.


"내 비타민 사라졌어. 이거 누가 마신 거야??"

"그거 내가 야미한테

케이토 감기 걸려서 옮을 수 있으니 비타민 워터 챙겨서

먹으라고 했어. 왜 그래?"


"됐어."

난 화가 났다. 내가 마시려고 했는데.. 못마땅했다.

그건 내가 마시려고 했다고!!




감기 증상이 있던 케이토가

유치원에서 장염을 옮아와서

밤새 크게 아팠다.

결국 우리 가족 모두가 옮아

밤새 토하고 열이 39도까지 올라가고

시름시름 아팠다.


그래서 집에서 며칠을 쉬었는데,

베이비시터는 하루 종일 방에 틀어박혀 있었다.

이럴 거면 왜 돈을 주는 건가 싶었다.




요즘 주말마다 야미가 외출하는데

밤늦게 들어와서 뭘 하는지 모르겠다.

뭐 내가 상관할바는 아니지만..

나와 와이프는 일요일 밤늦게 까지

잠도 못 자고 티브이를 보며 기다려야 했다.


도난 알림 설정을 자기 전에 해야 하는데

야미가 와야 그걸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유시간이라 늦게 온다고 뭐라 할 수는 없지만

우리 집에 살면서 배려가 너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한 번의 사건이 터졌다.

분명 내가 아이오는 매운 거 못 먹는다고 했는데

한국식 요리를 준비하면서

매운 면 요리를 준비한 것이다..

"대디... 이거 너무 매워서 못 먹겠어요."

"준비한 음식은 다 먹어야 해 그냥 먹어"

"그렇지만.. 너무.. 매운데... 으아아 앙"

"여보 다른 거 간단하게 해서 아이오한테 주자.."

"하.. 알겠어"

나와 와이프는 그럭저럭 먹을만했지만

한입도 못 대겠다며 먹기 싫다고 우는 아이 때문에

나는 아이오를 위한 음식을 다시 준비해야 했다.


매운 음식을 못 먹는다고 여러 번 말했는데도,

매운 요리가 나왔다. 도대체 왜?

정말 이해가 안 간다..



요즘 와이프도 예민하고 나도 일 때문에 피곤해서 힘들고

이 와중에 새로 온 베이비시터는 아직까지 아이들을

완벽하게 돌봐내지 못하는 것 같아 마음에 들지 않는다.

게다가 오늘 저녁엔 아이오까지 말대꾸를 하며 내 속을 긁어서

순간적으로 나도 이성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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