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을 요가 매트 위로 데려오는 시간》
개인적으로 조금 심란한 소식을 들었던 하루였다.
하루 종일 마음이 무겁고 머릿속이 복잡했다.
다행히 저녁 요가 수업이 있는 날이라 잠시라도 내 중심을 잡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요즘 *‘let them’*이라는 책 소개 영상을 본 뒤로,
스스로를 다독일 때 그 말을 자주 떠올린다.
"그들이 알아서 할 거야. Let them."
나에게 일어난 일도 아닌, 다른 사람의 일이었지만
계속 생각이 맴돌았다.
아무리 마음을 다잡아보려 해도 감정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수업 초반에는 집중이 쉽지 않았다.
멍한 눈으로 허공을 바라보며 선생님이 알려주는
동작을 반대로 따라 하기도 하고, 혼자 엉뚱한 자세를
취하기도 했다. 몸을 움직이고 호흡을 이어가면서
조금씩 내 정신이 요가 매트 위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에너지와 호흡, 근육의 움직임에 집중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머릿속에 가득했던 생각들이 조금씩 비워졌다.
수업이 끝난 뒤 몸이 풀리고 긴장이 풀리면서
나른함이 찾아왔다. 평소보다 일찍 침대로 들어가고 싶었다.
그러나 잠은 쉽게 오지 않았다. 마음속 불안과 반복되는 생각 때문이었다.
머릿속에서는 계속해서 같은 문장들을 반복했다.
"렛뎀... 괜찮아... 렛미... 내가 할 수 있는 건 이거야."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한정적이라는 걸 알면서도 계속 마음이 쓰였다. 새벽 3시가 되어도
쉽게 잠이 들지 않았다. 결국 침대에서 일어나 거실로 나왔다.
그때 요가 선생님의 말이 떠올랐다.
"머리를 맑게 해주는 토끼자세입니다."
혹시 도움이 될까 싶어 토끼자세를 해보았다.
호흡에 집중하며 머리를 바닥에 두자 점차 긴장이 풀리고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이 들었다.
마음이 조금 정리된 덕분에 책장에 꽂혀있던 『예민함이라는 무기』가
눈에 들어왔다. 예전엔 미처 읽지 못했던 부분을 펼쳐 읽었다.
마치 나를 위해 쓰인 글처럼 많은 문장들이 마음을 다독여주었다.
그렇게 한결 편안해진 마음으로 다시 침대에 누웠다.
그때 옆에 먼저 잠든 남편이 뒤척이며 나를 끌어안았다.
따뜻했다. 포옹의 힘이 이렇게 큰 위로가 될 수 있다는 걸
새삼 느꼈다.
"나는 안전하다. 괜찮다."
그렇게 마음이 차분해졌고, 어느새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다음 날 아침, 오랜만에 개운하게 일어났다.
그리고 그다음 날의 요가
다음 날 아침 요가 수업을 깜빡한 채
여유롭게 침대에 있다가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었다.
허둥지둥 뛰어나와 지하철역으로 달려갔다.
이상하게 오늘따라 내 앞을 막는 사람들이 많았다.
급한 마음에 그들이 모두 빌런처럼 느껴졌다.
‘역시 나는 이렇게 압박이 많은 환경에 있으면
쉽게 지치는 사람이구나.’
새삼 내 성향을 다시 떠올렸다.
어제와 똑같은 요가 수업을 반복했다.
플로우 요가 네 가지 시퀀스와 박쥐 자세, 코어운동까지.
이틀 연속 박쥐 자세를 하다 보니 가랑이가 사라지는
느낌이 들 정도로 힘들었지만, 요가를 시작한 지 5개월이
넘어가는 지금은 박쥐 자세에서 가슴이 바닥에 닿을 만큼 유연해졌다.
여전히 오래 버티긴 어렵고, 아프고 힘들지만
선생님이 말해준 대로 ‘힘을 빼면 오히려 버틸 수 있다’는 걸
요즘 실감하고 있다. 바들바들 떨며 억지로 힘을 줄 때보다,
힘을 조금 내려놓고 호흡에 집중할 때 더 오래 버틸 수 있었다.
요가는 늘 내게 그런 가르침을 준다.
‘힘을 빼는 법, 그리고
내 중심으로 돌아오는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