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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긴어게인 Mar 17. 2022

마음이 예민할 때 찾아가는 곳 '파주 보광사'

작은 일에도 짜증나고 답답함이 느껴진다면...


벌써 3월이다. 마음이 조급하기만 하다. 나이 들기 전에 이루어야 하는 몇 가지 계획들이 있는데 제대로 하지 못한채 시간만 흘러간다. 아주 작아 보이는 일이라도 만만치 않다. 하루 이틀 미뤄지고, 마음은 복잡해지고 텅 빈 듯하다. 마음이 복잡하고 예민해지면 다녀오는 곳이 있다. 서울에서 차로 한 시간!! 가깝기도 하지만 가장 좋은 건 조용하고, 사람이 많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좋다. 때로는 사람들의 목소리와 발자국 소리가 그리울 때가 있지만 그마저도 소란스럽게, 시끄럽게 느껴질 만큼 마음이 예민해질때가 있다. 



그곳에 가면 쉼터가 있다

보광사 대웅보전 -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83호


때마침 약하게 보슬비가 내렸다. 괜히 기분 좋아지고 마음이 편안해진다. 나도 모르게 아주 깊은 호흡을 길게 내쉰다. 며칠 동안 사람들과의 불편함으로 고구마 몇 개 먹은 답답함이 명치끝을 누르고 있었는데 편안해진다. 긴장하며 치켜올리고 있던 두 어깨도 편안함을 느낀다. 모든 것은 마음 탓이다. 해결된 것이 없지만, 이곳에 앉아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이곳에서 대웅전을 바라본다. 몇몇 사람들이 절을 하는 모습이 보인다. '어떤 바램(발원)을 했을까? 그저 나랑 비슷한 거겠지? 그저 건강하고 행복하게 해 달라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스쳐 지나갔을까? 그 오랜 시간 스쳐 지나간 많은 사람의 흔적은 없고, 그저 오랜 사찰의 모습만 덩그러니 남아 있다. 미처 걷히지 않은 안개에 둘러싸여 완전히 드러내지 않은 산의 풍경도 보인다. 이런 곳에서 매일 아침 따뜻한 차 한잔 하면서 음악을 들으면 그것이 최고의 힐링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걸어가면 기분 좋아지는 길이 있다


가지런히 놓인 장독대 뒤로 안개가 자욱한 풍경이 평화롭다. 가까이에서, 조금 멀리서 내가 움직이면 내 시야에 들어오는 풍경이 다르다. 각하고 싶지 않은 일이 있다면, 떠올리고 싶지 않은 누군가가 있다면 '마음에서 흐릿하게 보였으면 좋겠다'라는 부질없는 생각을 해본다. 

 



대응전 뒤편에 큰 돌부처가 있다. 그곳으로 가는 길에는 얼굴 모르는 많은 이들의 바램! 소원! 간절함이 가지런히 놓여있다. 언젠가 나의 바램도 조심히 올려놓았는데 어디인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매번 보지만 신기한 것은 바람이 불고 비가 내려도 아슬아슬하게 놓인 돌층들이 흐트러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모든 사람들의 인생이 단단했으면 좋겠다. 인생은 오락가락하니까!! 늘 좋고 늘 슬프지만 않으니까!! 그런 것에 흔들리지 않는 단단함을 갖고 싶다. 마음속으로 간절함을 전달해본다.




서있는 자리가 다르면 풍경도 다르다!!


가을 단풍!! 추운게 싫었는지 늙기가 싫었는지 '나홀로 가을'이다. 겨울 나무!! 앙상한 나뭇가지가 쓸쓸해 보이지만, 혹독한 겨울이 끝나기를 기다리는 희망이 있어 좋다. 봄의 기운!! 언제나 반갑기만 하다. 언제나 봐도 좋고 그리운 사람처럼 말이다. 





보광사

광사는 통일신라 진성여왕 8년(894)에 왕명으로 도선국사가 지은 사찰이다. 영조때에는 영조의 생모 숙빈 최씨의 복을 비는 절로 삼기도 하였다. 보광사는 앞면 3칸, 옆면 3칸의 규모로, 지붕 옆면이 여덟 팔자 모양인 화려한 팔작지붕 집으로 지어졌다.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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