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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긴어게인 Jan 24. 2022

주말 늦잠으로 하루를 포기해버렸다

알찬 계획 대신 대낮부터 맥주를 마셨다

하루에 대한 알찬 계획이 무너졌다

계획은 많았다. 평일처럼 이른 시간에 기상해서 뒷산 산책을 하고 주말 출근을 할 예정이었다. 월요일 기한 마감인 업무의 일정을 맞추기에는 주어진 월요일 오전 시간이 짧은 탓이다. 오전에 퀵하게 정리하고, 오후에는 일산으로 바람도 쐬고, 저녁에는 헬스 그리고 독서 나의 일요일 하루는 계획이 있었다. 평일에 지친 몸과 마음에 휴식을 준다는 이유로 늘어진 주말을 보내지 않으려고 노력 중이다. 현실은 달랐다. 눈을 뜨니 어렴풋이 8시... 다시 10시..."내가 왜 이러지" 계속 졸리기만 하다. 다시 눈을 뜨니 11시가 넘은 듯 "헉!! 어떻게... 이 무슨..." 그러면서도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지 않는다. 핸드폰 먼저... 간밤에 나의 자산은 안녕한지 코인 앱을 열어본다. 새로운 뉴스는? 습관처럼 몇 개의 구독 채널도 확인하고.... 생각해본다.. 오늘 일정을....


회사 출근은 포기했다. 오늘의 일정을 변경했다

늦었다. 회사는 내일 새벽에 출근하기로 결정했다. 살짝 걱정되기도 하지만 경험으로 익숙한 루틴이다. 새벽 5시 기상해서 6시쯤 도착. 9시가 될 때까지 약 3시간 동안 긴장감 바짝 세워서 하면 주말에 나가서 하는 시간보다 속도는 올라간다. 다만, 그 긴장감은... 시간이 지날수록 마우스 움직이는 손은 빨라지고 걱정도 된다. 내일도 다시 그렇게 해보자!! 그럼 이제부터 뭘 하지? 동네 산책 다녀오고 집에서 리모콘 몇 번 돌리고 그럴 수는 없다. 집에서의 늘어짐을 덜어내기 위해서는 나가야 한다. 어디로? 근처 브런치 카페를 몇 군데 검색해본다. 마음 같아서는 근교 드라이브도 하고 전망 좋은 브런치 카페를 다녀오고 싶지만... 황금 같은 주말의 반나절이 훌쩍 가버렸기에 마음이 조급하다. 오전에 늦잠을 자서 틀어져버린 나의 하루에 대한 미안함과 자책감을 대신해서 오후는 "시간을 알차게 깨알같이 정성껏 보내리라"는 다짐이다. 갈 곳을 정했다. 한번 가보자. 샤워를 하고 노트북과 책 2권을 들고 나왔다. 집에서 걸어서 10분.....



브런치카페에서 대낮부터 맥주 한잔

들어선 카페는 생각보다 작다. 맘 놓고 오후를 보내기엔 협소하여 눈치가 보일 것 같다. 다행히 안쪽으로 자리를 잡았다. 샐러드를 주문하려고 메뉴를 보는데 자꾸만 시선이 엉뚱한 곳에 간다. 라거... 라거.... 라거... 브루클린... 라거... 샐러드와 밀크티 한잔을 놓고... 독서를 하는 바람직한 모습은 온데간데 없다. 간단한 점심 메뉴와 라거를 한잔 시키고 창 밖 지나가는 차들을 바라본다. 일요일이라 한적한 건지... 많은 건지 모르겠지만. 어디를 갔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일까? 아님 집에서 나와 목적지로 가고 있는 것일까? 저 차들은 목적이라는 게 있어서 부럽다. 갈 곳이 있으니까... 매일매일의 갈곳 보다 아주 먼 미래의 갈 곳을 향해 매일매일 무작정 열심히 해야 하는 일들에 대한 답답함이 있다. 메뉴가 나왔다. 일단 먹고 마시고 보자


브런치카페 와인 디포

들어온 지 1시간이 지났다... 한일은 많다. 먹고 마시고. 맛있다. 샐러드도 맥주도. 취기가 올라온다. 겨우 한잔인데... 기분이 가라앉는다. 한 권의 책은 독서노트를 작성해야 하고 한 권의 책은 새로 시작한 책으로 오늘 모두 읽어야 한다. 엉덩이 무겁게 집중하여 책을 읽어야 하는데, 집중이 되지 않는다. 주섬주섬 짐을 챙기고 카페를 나갈 준비를 한다. 읽지도 않을 책은 무겁기만 한데 왜 싸들고 다니는지....



휴식이라는 핑계

오후의 운동과 독서는 계획에서 없어졌다. "컨디션이 안 좋네 , 몸이 무겁네"라는 핑계로 다시 침대로 간다. 눈을 떠보니 어둑어둑한 분위기다. 7시가 넘었다. 일어나서 집안일을 정리하고 내일 회사 갈 준비를 한다. 그러고는 다른 날보다도 더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오늘 하루 잠이 반이다. 아침 늦잠으로 꼬여버린 일요일 나의 하루!! 늦잠으로 포기한 하루이지만 그래도 나의하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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