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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긴어게인 Apr 08. 2022

퇴사 후 1년, 마음관리법

타인에게는 아무렇지 않은 듯 살아가고 있는 일상


만약, 누군가 나에게 퇴사 후 1년!! "어땠었나"라고 물어본다면!!

"마음이 추웠다"라고 대답할 것 같다. 번개로 3년 만에 지인들과 저녁을 했다. 마음 편하게 각자의 회사를 안주 삼는다. 어떻게 하면 돈을 많이 벌까? 일을 하면서 왜 이렇게 사람들에게 화가 날까? 등 답이 없는 얘기를 질서 없이 하는데도 그냥 즐겁다. 불편하지 않다. 이렇게 편안한 사람들과의 만남은 오래만이다. 한 명이 묻는다. "이제 상무인가?". 나는 애써 웃으며 대답한다. " 아직요. 여기선 좀 더 걸릴듯요. 이직 몇 번 했어요? 적응하기 괜찮았아요?"라고 마음속 얘기를 꺼내어본다. 한 명은 3번, 한 명은 1번인데 모두 다 괜찮았다고 한다. 부럽다. 난 아직 괜찮지 않은 것 같은데. 하는 일은 퇴사 전이나, 퇴사 후나 똑같은데, 나를 바라보는 동료의 시선이, 내게 주어지는 기회가 나에게는 괜찮지 않다. 



 舊官名官(구관명관) 맞는 말?

무슨 일이든 경험이 많은 사람이 잘한다는 뜻이다. 또 나중 사람을 겪어 봄으로써 먼저 사람이 좋은 줄 알게 된다는 의미로, 전(前)의 상사가 지금 상사보다 좋다는 뜻이기도 하다. 전(前) 직장의 조직과 사람들이 싫었다. 개인 오너의 오랜 경영 체계가 싫었고, 시스템(기준,절차)적으로 운영되는 체계적인 회사를 원했다. 더 넓은 곳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네트웍을 만들고, 나의 성장을 꿈꾸었다. 회사를 이직할 때 흔히 사람들이 "밖은 더 춥다"라는 말을 한다. 취업이 어렵고 더 좋은 곳으로 취업을 한다는 보장도 없고, 아무래도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는 의미이다. 가급적이면 현재 있는 곳에서 협의해서 잘 지내보는 것이 좋다는 의미이다. 가 이직해보니, '춥다'라는 건 '마음'이다. 새로운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마음, 새로운 일터에서 환경에 잘 적응된 마음, 그 마음으로 보면 "나는 춥다". 그렇다고 전(前) 직장의 조직과 사람이 더 좋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직을 후회하는 것도 아니다. 아직은 이직으로 인한 추운 마음이지만, 견뎌내고 있고 인내하고 있는 중이다. 얼마나 걸릴 줄 모르지만, 타인에게 보이는 아무렇지 않은 나의 일상이 나 스스로 진심 아무렇지 않은 평범한 일상이길 바랄 뿐이다.  



누구에게나 마음 보살핌은 필요하다.

이사를 하면서 화분을 샀다. 몇 주 정도는 초록잎의 싱싱함으로 보기만 해도 좋았다. 어느 날, 식물의 잎이 말라가기 시작하고, 잎의 겉 테두리가 안으로 말려들어가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헉! 왜 그러지? 수분이 모자라는 걸까? 물을 주는 주기를 당겨보고, 거실 온도가 높아서일까? 실내 온도를 낮추기도 하고, 찬바람이 있는 베란다에 내놓아 본다. 그래도 잎은 더 말라만 간다. 누구는 베란다가 너무 추워서라고 해서 다시 실내로 들여왔다. 에휴!! 나랑 식물이랑 맞지 않는 것일까?라고 쓸데없는 생각까지 엮어버린다. 그러면서 매일 아침 일어나서 분무기로 잎에 물을 주고, 주말에 물을 흠뻑 주기 시작했다. 어느 날부터인가 꺾어지고 마르고, 내가 가위로 싹둑 잘라버렸던 줄기에서 새잎이 돋아나기 시작했다.


어쩌면 이 식물도 새로운 환경에서 나름대로 적응할 시간이 필요했고, 매일매일 누군가의 보살핌이 필요했었던 것 같다. 렇다.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젊고 나이 듦을 떠나서, 사회 초년생과 경력자를 떠나서, 가장의 무게를 짊어진 어른을 떠나서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마음 보살핌이 필요한 것 같다.


마음을 터놓을 사람이 없다. 입사 시 이 회사에서 견디어 낼려면 자기편 2명은 있어야 한다고 누군가 조언했었다. 첫 프로젝트, 구조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힘든 상황이지만 고생하고 잘하고 있다고 하면서 도움을 필요로 할 때는 도움을 주지 않는다. 마치 해볼 수 있는지 지켜보는 것처럼 말이다. 우연히 보았다. 힘든 일을 자기에게 얘기하며 의지하라던 한 직원이 나에게 조목조목 자기만의 일방적인 입장에서 내가 처리하는 일에 대한 부정적인 얘기의 메일을 보내면서 상사를 숨은 참조 했다는 사실을. 그러면서 또 얘기한다. 힘든 일 있으면 자기에게 의지하라고. 지금의 내 일에 있어서 잡음 없이, 기한 내 완료하는 것만 생각할 뿐 내 상황을 누군가에서 설명하기도 싫고, 그를 의지하고 싶지 않다. 그렇게 똑같은 날들이 모여 1년이 되었다. 


생각해본다. 여기에서의 나의 위치는 무엇일까? 실무자일까? 리더일까를 고민해본다. 리더 회의에 참석을 하고, 리더로서 몇 명의 팀원이 있지만, 리더 사이에서도, 팀 내에서도 아웃사이더의 느낌이다. 전(前) 직장에서는 리더로서 의사결정과 보고 및 정보의 중심에 있었다. '그늘'을 만들어주는 사람이 있었고, 실력을 '믿어' 주던 사람이 있었고, 상처를 보담아 주는 사람이 있었다. 지금은 그 모든 것들이 없다. 마치 4~5년 전의 역할로 돌아간 느낌이다. 무엇인가 주체적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이 없다. 텃세? 통제? 아니면 아직은 지켜보는 중? 익숙하지 않은 상황들이 지금은 마음 한구석에 '허탈함, 불편함, 아쉬움'으로 자리 잡고 있다. 쏘~쿨하게 '괜찮다. 다 의미 없다'라고 스스로 애써 위로해본다. 그래도 마음이 아프다. 


마음관리법 #1. 타인에게 기대하지 마라. 스스로를 다독이는 시간 가지기

다른 무언가를, 타인에게 너무 많은 기대를 갖는 것은 나의 만족을 방해할 수밖에 없다. 점심시간에 어울려 식사하고 차 마시며 누군가의 뒷얘기로 그들과 어울리고자 노력했던 시간들이 아쉽다. 일주일에 1~2번 나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다. 커피숍에 가서 간단한 베이글과 음료를 마시며, 음악을 듣기도 하고 창밖 구경으로 바빴던 오전을 뒤로하고 한가한 시간을 갖는다. 그러면서 올라왔던 감정들이 조금은 누그러진다. 그렇게 여유를 갖고 오후 업무를 시작하면 훨씬 좋다. 나를 스스로 보살폈다는 생각에서이다.


마음관리법 #2. 내가 좋아하는 일로 관심 돌리기

퇴근을 하면서 회사에서의 일은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오늘 화가 났었던 상황에 나는 마음 아파하지만, 당사자인 사람은 아무런 관심도 생각도 없을 것이다. 나 혼자 속상해할 뿐이다. 그런데, 퇴근 후에도 회사일이 자꾸 생각나 기분이 다운되고, 그런 마음으로 있으면 나의 하루가 너무 억울하다. 문득문득 생각이 나서 기분을 다운시킨다. 그런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는 내가 좋아하는 일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 책읽기'와 '부동산 공부'이다. 그래서 목표를 정했다. 그냥 일년은 미친듯이 독서하자라고 말이다. 책을 읽으면 얻어지는 많은 것들 중, 내가 가장 얻고 싶은 것은 타인으로 인한 화남, 잡생각을 줄이고, 나에게 유익한 시간으로 돌리는 것이다. 조금씩 그런 시간이 줄어들고 있다. 그러면서 나의 불편함에 대한 예민함도 조금씩 줄어드는 것 같다. 



마음관리법 #3. 나와 소통하기 (글쓰기)

글을 쓴지는 3년이 되었다. 처음에는 '보고서 작성을 잘하는 법'으로 시작했는데, 언제 부터인가 에세이를 쓰기 시작했다. 주말에 여행 다녀온 곳, 가족끼리 있었던 일, 직장에서 리더로서 고민하는 것들, 동료들과의 소통 등 그날그날의 일상을 주제로 글을 쓰고 있다. 어떤 때는 너무 좋고, 어떤 때는 말로 감정을 표현할 수 없을 때도 있고, 어떤 때는 글을 쓰다가 감정이 해소되어 쓰던글을 깨끗이 지워버리기도 한다. 그렇게 쓰인 글이 브런치 내 서랍에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나의 마음을 내가 보살피면서 말이다. 


2019년 3월 서랍에 쓰인 글 中

[2019-03-23] 목포항에서 한 컷 @비긴어게인

외로운날인가보다

눈에 뭔가가 고이는데 흘러내리지는 않는다

"그냥 해봤어"라고 한마디 해보고 싶은데 핸드폰 통화 버튼이 쉽게 눌러지지 않는다

서운한날인가보다. 누군가에게

믿고 싶고 의지하고 싶었던 그 누군가가 내가 생각했던, 기대했던 것과 다른 모습을 보여줬을때

나혼자 외로운가보다라고 바다위에 떠 있는 배처럼 그러고 싶은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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