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순간도 소중하고 절실하다.
칸쿤에서 보내는 마지막 밤이다. 너무나 맑은 하늘과 맞닿은 바다의 이 풍경을 언제쯤 또다시 볼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아름다운 곳이기도 하지만, 이 곳을 너무나 좋아하는 엄마 때문에 더 아쉽기는 하다. 리조트에서는 저녁에 이벤트가 있나 보다. 아침부터 분주하게 해변가에 테이블과 의자를 세팅하면서 분주하게 움직인다.
77세에 수영복을 입으신 엄마의 모습이 예쁘기만 하다. 무릎에 파스를 더덕더덕 붙이고서도 한없이 좋아하시는 모습이 아직도 소녀 같으시다. 이렇게 좋은데 다시 오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면서 속상하신가 보다.
파도가 높게 치는 바닷가에 들어가보고 싶으시다고... 파도에 몸을 지탱하실 수 있으실지 살짝 걱정되기도 하고, 몸도 안좋은데 꼭 굳이 그래야 하나라는 생각도 든다. 바닷가에 들어가시는게 소원이시라니 해보기로 한다.
오후, 맑았던 하늘에 갑자기 검은 구름이 움직이더니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그 많던 사람들도 분주하게 비를 피해 호텔안으로 들어가고 언제 그랬냐는 듯이 조용하기만 하다.
마지막 칸쿤을 떠나는 날. 오후 1시 공항으로 출발이다. 또다시 바다를 다시 보고 싶으신 엄마. 아쉬움에 말없이 계속 바라만 보고 계신다. 아마도 이 순간에는 여행을 취소 안하시고 이곳에 오신 것을 잘했다고 생각하시겠지. 사진 속의 엄마는 즐거워 보이시지만 잠깐잠깐일 뿐이다. 걸을 때마다 통증으로 아파하고 밤에도 편히 주무시지 못한다. 엄마의 모습에 너무나 속상하기도 하지만, 엄마의 모습이 앞으로 나의 모습일거란 생각은 무섭기도 하다. 아무리 노력해도 세월 앞에서, 나이 앞에서 어쩔 수 없지 않은가? 이런 걸 알면서도 왜 하루하루 스트레스 받고 짜증내고 화내고 힘들게 보내고 있는지. 오늘을 좀 더 소중하게, 절실하게 보내는 내가 되기를 다짐해본다.
마지막 날의 아침과 점심(스시는 이곳의 인기 메뉴)
저녁은 분위기 있는 레스토랑에서 만찬
애피타이저가 너무 훌륭해서 스테이크랑 완자 두 가지 메뉴만 주문했는데, 서빙 직원이 3명 식사로는 부족해 보였다며 추천 메뉴를 제공해줬다. 알고 보니 메추리라고 한다(왼쪽). 메추리 알은 먹었지만 살아생전 처음 보는 음식에 잠깐 놀랐으나 맛은 끝내주었다. 모든 접시가 깨끗해졌다는... 이렇게 멕시코 칸쿤에서의 4박의 일정이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