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그놈의 '용서' 좀 합시다.

당신 말고 나를 위해서.

by 환오

용서란 상대방을 위해 면죄부를 주는 것도 아니고,

결코 상대방이 한 행동을 정당화하는 것도 아니며,

나 자신이 과거를 버리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하는 거예요.


용서란 말은 그리스어로 '놓아버리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죠.

상대방에 대한 분노로 자신을 어찌하지 못하고

과거에만 머물러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건

자신을 위하는 것이 아니죠.


여러분, 놓아버리세요. 그리고 용서하세요.

나 자신을 위해...


-오프라 윈프리-


아침에 쓴 필사문구가 가슴을 훅 치고 들어왔다.

사실 어찌 보면 새로울 것도 없는 문장들이었다.

익히 들어 알고는 있지만, 마음먹은 대로 행동하기 어려운 것이 사람의 마음이니까.

타인으로부터 받은 과거의 상처를 놓아버리지 못하는 나 자신을

한동안은 나약하다고 꾸짖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나도 '나'이기에 사랑해 주련다.


좀 찌질하고 과거에 얽매이면 어떠한가.

곱씹으면서, 이불 킥하면서, 과거를 움켜쥐고 사는 것이 비단 나만 그러할까.

설령 과거를 못 놓는다 하더라도 신은 우리에게 '시간'과 '망각'이라는 선물을 주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잊기 싫어도 잊힌다.

그것이 좋은 기억이든 나쁜 기억이든.

기왕이면 좋은 기억들을 가지고 하루하루를 살아가보는 게 나를 위해 더 나은 선택이다.


마흔 중반이라는 나이가 다가올지 상상한 적이 없었다.

아직도 엊그제 BBQ치킨에서 한여름에 치킨을 튀기던 2000년의 19살 연진이가 있다.

2001년 전지현의 '엽기적인 그녀'가 전국적으로 메가히트를 쳤던 그 시절,

나는 남들이 보는 건 안보는 청개구리라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주드로가 나왔던 'AI'라는 영화를 봤었다.

'주드 로'와 '식스 센스'의 아역배우 '헤일리 조엘 오스먼트'의 조합

당시에 저런 건 상상 속의 세계지 '풉'이랬는데 2026년 우리는 현실이 된 AI시대에서 살아가고 있다.

이제 AI를 활용하지 못하는 사람은 일처리에서 도태되는 상황이 점점 발생할 것이다.

만약 내가 지금 회사에서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근로소득을 받고 있다면,

AI가 나의 장애물이 될 수도 있겠구나 생각하니 간담이 서늘하다.


아날로그적 감성을 사랑한다는 핑계 뒤에 숨기엔,

변화하는 시대의 물결이 내 목까지 차오른 기분이다.

하지만 인생은 찰나의 연속이기에,

오늘의 두려움 또한 내일이면 또 다른 새로운 풍경으로 바뀔 것임을 안다.


과거를 못 놓는 내 모습을 '오늘' 발견했다면 괜찮다.

내일은 또 새로운 날이 올 테니까.

괜찮다고 말하고, 툭툭 털고 오늘의 나를 안아주면 된다.

나를 안아주는 존재가 오직 '나'뿐이라 해도,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결국 '용서'는 상대방이 아닌 '나'를 위한 것이니까.

오늘은 내 마음속 한구석을 자리 잡고 있던 미움을 빗자루로 쓸어버리고,

새로운 '나'를 맞이할 준비를 하자.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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