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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환오 Oct 04. 2024

2년 만에 재활의학과를 다시 갔습니다.

기특이는 경계성 아이가 아니라는 교육청의 통보를 받고.

요즘 경계성 지능에 대해 사회적인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아니, 사실 나도 기특이 때문에 경계성 지능이라는 것에 대해 처음 접하게 되었지 그 이전까지 '경계성 지능'이란 말을 들어본 적이 있던가? 싶었다.



경계성 지능을 유튜브에 검색해 보면 오래전부터 드문드문 뉴스에 한 번씩은 나온 걸 알 수 있었다.

장애는 아니지만 일반의, 보통의 사람들보다 지적 능력은 조금 떨어지는 수준.

일상생활이 가능하지만 단기, 장기기억력이 좀 부족하여 자격증을 취득한다던가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들이 나온다.

그리고 이건 성별에 따라 다를 수 있는데, 여자 같은 경우는 남자들에게 성적으로 이용당하는 경우도 조심해야 한다고 한다.


왜 우리 아이가 아이큐가 낮을까? 왜 우리 아이한테 이런 일이 생긴 걸까?

라는 질문으로 끊임없이 나를 옥죄는 과거에서 이제 그만 벗어나기로 했다.

과거는 그만 놓아주자. 지금 이렇게 글을 쓰는 이 순간도 한 글자 타이핑하고 나면 과거로 변한다.

기특이는 공부머리는 아니겠지만 분명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발견하면 난 그것을 응원해줘야 한다.

그것을 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줘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이가 그것을 '혼자'성취할 수 있도록 자립적인 습관을 만들어줘야 한다.


아이는 작년 말 교육청이 정해놓은 심리상담센터에서 진행한 언어평가 및 웩슬러 검사에서 점수가 높게 나와 특수교육지원대상자에서 탈락됐다. 

분명 좋아할 일이다. 아이는 내 영혼을 갈아 넣은 노력으로 인해 좋아졌으니까. 그건 사실이다.

하지만 현재 주 3회 언어치료센터에서 진행하는 언어, 인지, 그룹 치료를 당장 관둬야 하나?

그것은 누가 정하는가?

결론은, 엄마인 내가 봐도 기특이는 아직까지 치료가 필요한 아이이다. 당장 관둔다는 건 아이를 방치하는걸 수도 있다. (누구보다 이제는 더 이상 치료가 필요 없습니다, 졸업해도 됩니다, 라는 말을 듣고 싶은 건 엄마인 나다)


그래서 다시 특수교육지원대상자 신청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나마 대상자로 지정이 돼야 한 달에 15만 원가량 지원금이 나와서 언어치료에 보탬이 된다.

경제적인 이유도 무시 못한다. 난 강남에 사는 부자가 아니니까 말이다..

단지 돈 적이 이유를 떠나서, 기특이는 아직 '졸업'할 단계가 아니다. 냉정하게, 정말 냉정하게 말해서..


역시나 아이가 경계성이 맞다는 교수님의 확언을 듣고 다음 달 초로 웩슬러 검사를 잡아주셨다.

교수님은 왜 이 아이를 경계성인데 탈락시켰냐며 헛웃음을 지으셨다. 그쪽에서 실수하는 거라며.


현실을 받아들이자. 교수님의 평가도 현재 내 아이에 대한건 맞겠지. 미래는 아무도 모른다.

난 기특이의 미래를 단정 짓는 말보다는, 현재의 상태에 대해 귀를 기울이기로 했다.

아이한테 필요한 것은 내 마음은 일단 접어두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에서 받아들여야 한다.

그래야 아이가 좋아질 수 있으니까.

괜찮아. 휴.. 괜찮아질 거야..

오늘도 나는 기특이의 손을 꼭 잡고, 크게 심호흡을 하고, 병원문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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