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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환오 Oct 13. 2024

장애아를 대하는 태도,당신은 어떠십니까

나와 다름을 인정하는 사회의 교육이 절실하다.

며칠 전 아이와 붕어빵 가게 앞에서 붕어빵을 기다리던 중 누군가가 내 아이의 이름을 정확하고 크게 부른다!

단번에 그쪽으로 눈이 돌아갔다.

덩치가 조금 큰 아이. 하지만 한 번에 봐도 장애가 있는 아이. 그 아이는 우리 기특이랑 같은 반인건지 아님 같은 특수반 수업을 들었던 건지 분명 기특이를 아는 눈치였다.

근데 기특이는 그 친구의 인사를 조금 피하는 눈치였다. 원래 친구들이 인사하면 부끄러움을 타는 아이라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옆에는 그 친구의 엄마도 있었는데 내 마음은 살짝 불편함을 감지하고 있었다.


기특아, 같은 반 친구야? 알아?

아이는 대충 대답한다. 어어~

그럼 인사해야지~

응 알았어

대충 얼버무리는 아이의 대답.


요즘 기특이의 기침이 멈추지 않아 병원에 가던 길이었다.

어쩔 수 없이 인사는 그쯤에서 마무리하고 우리는 병원으로 향했다.

병원에 앉자마자 나는 아이한테 조용조용 말을 걸었다.


기특아, 친구가 아까 아는 척하던데 너는 데면데면하면 친구가 민망하지 않겠어?

엄마도 민망하던데?

다음부터는 친구가 인사하면 너도 반갑게 인사하는 거야 알았지?

너도 알지? 그 친구 장애 있는 거. 우리랑 조금 다를 뿐이지 나쁘거나 잘못된 게 아니야. 부끄러운 것도 아니고.

기특이가 특수반 가서 수업 들은 것도 부끄러운 게 아니라고. 거기 친구들하고 인사하는 것도 그렇고. 그러니까 모르는 척하면 안 되는 거라고. 엄마 말 알겠어?


내 마음을 어떻게 아이한테 잘 전달할지 몰라서 그냥 마음이 시키는 대로 설명해 주었다.

아이가 조금이라도 이해해 주기를 바라며.

언어치료실을 다닐 때도 아이는 과잉 행동을 보이는 장애아이들을 조금 무서워했다.

어려운 일이다... 내 아이도 느리고... 더 심한 장애아이들과의 사이에서 내 아이는 거리를 두고 싶어 한다. 아이한테 잘 설명해주고 싶다. 우리와 달라도 다 같이 공존하는 방법을.


그런데 과연 나는, 우리는, 우리 사회는 말이다. 나와 다른 사람들과 공존이 잘 되어있는 나라이던가?

누구보다도 평범에서 벗어나면 두려움에 떠는 것이 나 아니던가..

누구보다도 왜 다르게 태어난 거니 기특이를 가끔 원망하던 게 나 아니었던가..


그런데 가만히 들여다보면 우리 사회는 평범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어울리기를 꺼려하는 습성이 있다.

말은 그럴싸하게 포장하지만 진정으로, 진심으로 다가가는지 마음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자.

나 역시 좋은 어른으로 포장되고 싶어서 다 어울려사는 거야라고 아이에게 교육시키는 것은 아닌가?

하지만 이제 그런 포장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

슬프게도 내 아이 역시 정상발달 아이 부모에게 있어서는 '다른'아이로 비춰줄 수 있기에.

인식을 바꾸려면 개인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사회가, 제도가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릴 때부터 학교에서의 장애인 인식 교육도 너무나 중요하다.

그들을 연민으로 불쌍한 마음으로 바라보는 게 아니라, 우리와 다르고 혹시 도움이 필요하면 도와줄 수 있는 정도로 인식해야 한다.


나와 다르다고 나쁘거나 잘못된 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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