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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on Jul 10. 2023

매일매일이 새로워, 짜릿해

신기록을 경신 중인 지구의 기온

직업상 연예인을 자주 보는 친구의 말로는, 톱 연예인들은 꼭 딴 세상 사람처럼 아우라가 다르다고 한다. 그중 단연 최고를 따지자면 “정우성” 님이라고. 정우성은 버스를 타고 차창 밖으로 1초만 스쳐 지나가도 빛을 내뿜는다고 하는데… 궁금하다. 진짜 그런 사람이 있을까.


정우성 하면 이 짤이 유명하다.

잘생겼다는 말은 아무리 들어도 늘 새롭다고. 짜릿하단다. (좋겠수)



늘 새로운 게 또 생겼다

근데 달갑지 않은 소식이 있다. 지난주, 세계 각국의 언론에 대서특필된 기사가 있다. 월요일, 지구 평균 기온이 17.01도로 이제까지 기록된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30도를 넘는 더위에 시달리는 한국인들이야 “17도? 양호하네 뭘~”이라고 할지 몰라도, 지구 “평균”임을 기억하자. 극지방에서 적도까지 다 고려한 온도다. 이제까지는 17도를 넘긴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와~ 대박!!! 이제까지 중에 제일 더웠대!!!“


근데 바로 다음날….. 그 기록을 또 넘긴다. 섭씨 17.18도.


“와~ 진짜 초대박!!!! 월요일이 제일 더웠는데 화요일은 그거보다 더 더웠대!!“


근데 그 다음다음날……. 지구는 그 기록을 또 갈아치운다. 17.23도.


“……..무서워 ㅠㅠ”


월요일, 화요일, 목요일.


지난주에만 지구의 평균 기온은 역사상 기록된 최고치를 무려 세 번 경신했다. (매일매일이 새로워, 짜릿해!)


그뿐만이 아니다. 이제까지 기록된 가장 더운 해를 10개 뽑아서 줄을 세워 보면, 1등에서 10등이 다 지난 10년 안에 들어간다. 지난 10년이 지구가 가장 더웠던 10년이란 거다. 우연이라고 하기엔 말이 안 된다. 그만큼 온난화는 심각하다.


이 모양이다 보니 원래 더웠던 곳은 더워 죽겠고, 원래 추웠던 곳조차 예전 같지 않다. 최근 남극의 현황에 대한 뉴스가 인터넷을 달궜다. 뽀롱뽀롱 마을이 있어야 할 그곳이 이젠 초원이 되었단다. 군데군데 눈이 녹은 땅에 서 있는 펭귄들이 어쩐지 어색하다. 어떡해, 우리 뽀로로들..

남극이 예전의 남극이 아니란다 (이미지: SBS 뉴스8)

텀블러? 좋다 이거야

이제 이런 뉴스를 접했을 때 “지구 온난화? 그거 다 개뻥이야~”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대개 지구 환경 파괴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어떻게든 행동을 하려는 시민들이 훨씬 많다.


누군가는 일회용품을 덜 쓰겠다고 하고, 누군가는 커피숍에서 꼭 텀블러를 사용하겠다고 한다. 대중교통만을 이용한다는 사람도 있고, 사용하지 않는 가전제품의 코드를 뽑아 둔다는 사람도 있다. 그래, 다 좋다.

좋은 말들이다. 그러나 이것으론 충분치 않다. 그럼 뭐가 중요하냐고?


왜?


왜 일회용품은 안 좋으며, 왜 텀블러를 써야 하나? 내가 작은 행동을 하는 것이 뭐 그리 중요한가? “왜?“하고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지금 달성하려는 진짜 목표가 무엇인가?


목표는 “에너지 전환”이다.


화석 연료를 쓰지 않는 것이다. 화석 연료가 내뿜는 온실 가스가 지구를 덥게 하기 때문이다. 욕조에 물이 넘쳐 나면 잠그는 게 당연하다. 석탄 대신, 석유 대신, 태양과 바람의 힘, 물의 힘 (그리고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원자의 힘) 등 깨끗한 에너지원으로 에너지를 만들어 사용하자는 거다. 화석 연료로 만든 것이 아니라면 에너지 자체를 아끼려고 기를 쓸 필요가 없다.


하지만 모두 알다시피 이게 하루 아침에 되는 게 아니다. 지구상 80억 인구가 느닷없이 모든 활동을 올스톱 하고 화석연료 없는 탈탄소 경제로 이행하면 좋겠지만, 불가능하다. 우리 각자는 매일 밥을 먹고, 일을 하고, 아이를 키우고 물건을 사야 하니까. 그리고 화석 연료의 도움 없이는 아직은 이 모든 걸 하는 것이 불가능하니까.


당장 전환하지 못하니까,

그동안은 덜 쓰자는 거다.


이게 핵심이다. 일회용품을 덜 써야 이와 관련된 온실 가스가 배출되지 않고, 모두가 텀블러를 쓰면 물론 일회용품 배출이 적어진다. 대중교통을 타면 자가용을 타는 것보다야 탄소 발자국이 옅어지고, 안 쓰는 가전제품의 코드를 뽑으면 화석 연료로 태우는 전기를 그나마 아낄 수 있다.


우리는 거지같이 사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게 아니다. 허리띠 졸라 메고 안 먹고 안 쓰는 게 아니라, 잘 먹고 잘 사는 걸 목표로 한다. 저개발국의 국민들도 우리만큼 많은 걸 누리고 살아야 한다. 지구 전체의 탄소 발자국을 줄이자고 그들은 에어컨도 틀지 말고 자가용도 끌지 말라는 건 이기주의의 극치다. 결국은 모두가 잘 먹고 잘 사는 게 우리의 목표다.


완벽한 세상이라면 하나도 아끼지 않아도 된다. 태양광 패널로만 충전시킨 전기차를 타고, 지구의 모든 자원을 완전하게 순환시키는 시스템이라면 텀블러고 뭐고 그냥 막 쓰고 막 버려도 될 것이다. 그러나 그게 아니니까 지금 할 수 있는 일이라도 하잔 거다.



매미가 지난주에야 울기 시작했다. 이제 여름은 시작일 뿐인데, 앞으로 얼마나 신기록을 경신할지 두렵다. 늘 새롭고 짜릿한 건 정우성 님 얼굴 하나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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