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퇴사가 두렵다면? 사실 그건 좋은 신호입니다”

두려운 게 정상이다, 하지만 그걸 성장의 기회로 바꾸려면?

나는 대학을 가서 휴학 없이 졸업했다.

그리고 바로 임상심리 레지던트과정을 마치고

대학원을 졸업했고 바로 일을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일을 쉰 적이 없었다.

이직을 해도 퇴사한 다음 날 바로 출근을 했다.

그러던 내가 그냥 퇴사를 했다.


오늘은 오랜 시간 다닌 직장을 떠나고, 처음으로 출근하지 않는 날이다.

이제 나는 익숙한 자리에서 벗어나, 새로운 길을 준비하는 중이다.


늘 출근하던 시간, 눈이 떠졌다.

순간 마음 속에서 무언가 모를 어떤 느낌이 느껴지는데,

오랜만에 경험하는 감정이다. 새롭고 신나지만, 동시에 두렵다.

이 낯설고 복합적인 감정은 어쩌면 우리 모두가 살아가면서 반복적으로 마주하는 감정일지도 모른다.


생각해보면, 새로운 것은 언제나 그랬다.

설레지만 마냥 설레지도 않고, 두렵지만 마냥 두렵지도 않은 것.

익숙한 환경에서 벗어나 낯선 길을 걸을 때, 우리는 기대와 불안이 뒤섞인 복합적인 감정을 경험한다.


심리학적으로, 이러한 감정은 불확실성(Uncertainty)에 대한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새로운 환경에서는 예측할 수 없는 요소가 많기 때문에, 두려움이 생기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이다.

하지만 동시에 새로운 도전이 우리의 성장과 변화를 이끈다는 점에서, 신남과 설렘도 함께 존재한다.


나는 문득 과거를 돌아본다.

낭만적이었지만, 그때는 미처 낭만이라고 인식하지 못했던 순간들.

어설프고 서툴렀던, 하지만 용기 내어 한 발 내디뎠던 날들.


이런 경험을 상담실에서도 자주 접한다. 새로운 시작 앞에서 두려워하는 내담자들에게 나는 말한다.

"두려움은 나쁜 것이 아니에요. 불확실한 순간을 살아간다는 건, 오히려 우리가 살아있다는 증거에요."


우리는 완벽한 준비가 된 후에야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부족하지만 움직이면서 배운다.

어색하고 서툴러도, 우리는 그렇게 조금씩 앞으로 나아간다.

그리고 나중에 돌아보면, 그 어설펐던 순간들이야말로 가장 낭만적인 시간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그러니 새로운 도전을 앞둔 당신에게 묻고 싶다.

혹시 지금, 설레지만 마냥 설레지 않고, 두렵지만 마냥 두렵지 않은 감정을 느끼고 있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바로 지금, 인생의 가장 낭만적인 순간 한가운데에 서 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장담컨대, 분명히 당신은 죽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