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답게 살지 않기
'나답게 살자'는 열풍이 불고 있다. 같은 제목이 붙여진 책은 100쇄를 훌쩍 넘기고 리커버된 양장본 책이 새롭게 나왔다. 이렇게까지 위로와 힐링이 되는 책이었나? 내가 좋은 책이 타인에게는 별로 일수 있고, 타인이 좋은 책이 나에게는 별로 일 수 있다. 몇 번의 독서토론을 통해, 단단한 작가의 심성과 에세이답게 공감력이 충분히 있는 책이란건 알고 있지만…
열품처럼 치유와 힐링 에세이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너의 목소리를 내라고 하며, 나 답게 살라고 하고, 자신만의 삶에 집중하라고 한다. 그 첫 번째가 자존감을 높이는 일이라고 한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삶을 잘못 살아온 것 같은 분위기다. 자존감이 낮으면 안 되나? 타인에게 상처 받지 않아야 당당한 사람으로 인식되어지고 그 사람은 자기답게 산다고 이야기한다. 상처 받고 나중에 궁시렁 되면 안 되나? 물론 너무 힘들어서 정신병원을 찾을 정도의 상태가 아니라면 우리는 내 안에 아주 많이 소심한 아이가 존재하기 마련이다. 그 모든 걸 부정하고 할 말 다하고 상처 안 받는 '나'만이 나다움인가?
왜 모두가 나답게 살라고 하는 것일까?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 정도로, 예의에 어긋나지만 않으면 되지 않을까?
'나답게'를 찾으면 삶을 잘 살게 되는 것일까?
나답게 살았기 때문에 답답한 거 아닐까?
그동안 얼마나 나답게들 살아왔는가.
나답지 않게 살아야 하는 게 정답 아닌가.
그래야 답답한 나를 조금이라도 벗어날 수 있는 거 아닌가?
각자만의 색깔을 내고 누군가는 수줍어하고, 누군가는 어려워하고, 뭔가를 못하고, 어긋나고 , 잘 못 살아도 괜찮은 거 아닌가?
열풍처럼 불고 있는 나다움은 타인에게 보이고 싶은 나다움은 아닐까?
왜 모두가 할말다하고, 당당하고, 자존감이 높은 한 방향의 나다움을 이야기하는 걸까?
그냥 편하게 네 멋대로 살아도 충분히 괜찮은 거 아닌가?
박경리의 '토지'를 읽고 있다. 수백명의 인생을 보며 인간의 삶을 내가 너무 과대평가를 하고 있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저 살아가는 것인데 무얼 그리 잘 살려고 발버둥을 치는가. 그저 모두가 있는 그대로 살아가면 좋겠다. 나또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