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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늘봄유정 May 18. 2024

성실한 슬럼프

< 라라크루 금요문장공부 >

⭕라라크루 [금요문장: 금요일의 문장 공부] 2024.05.17.

[오늘의 문장] -- 포레스트 카터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영혼의 마음은 근육과 비슷해서 쓰면 쓸수록 더 커지고 강해진다. 마음을 더 크고 튼튼하게 가꿀 수 있는 비결은 오직 한 가지. 상대를 이해하는데 마음을 쓰는 것뿐이다. 게다가 몸을 꾸려가는 마음이 욕심부리는 걸 그만두지 않으면 영혼의 마음으로 가는 문은 절대 열리지 않는다. 욕심을 부리지 않아야 비로소 이해라는 것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더 많이 이해하려고 노력하면 영혼의 마음도 더 커진다. 할머니는 이해와 사랑은 당연히 같은 것이라고 하셨다. 이해하지도 못하면서 사랑하는 체하는 사람들이 있긴 하지만, 그런 사랑은 진정한 사랑이 아니라고 하시면서.


[나의 문장]

글쓰기는 시간과 비슷해서 쓰면 쓸수록 쓰고 싶은 것이 많아지고 더 잘 쓰고 싶어진다. 글쓰기를 오래 잘할 수 있는 비결은 오직 한 가지. 끊임없이 나와 세상을 살펴보는 것이다. 심연으로 가라앉으려는 마음을 일으켜 세우지 않으면 나와 세상이 보이지 않는다. 반대로 자꾸 몸을 움직이고 두리번거리면서 생각의 회로를 돌리면 글쓰기를 향한 욕망이 서서히 차오른다. 꾸준히 쓰지 못하는 것을 자책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진정한 글쓰기는 성실한 슬럼프에서 나온다는 것을 잊지 말자.



글을 쓰다 보면 갑작스럽게 현타가 올 때가 있습니다.

'내가 쓰는 글이 어떤 의미가 있나? 이런 글이 세상에 도움이 되나?'

한없이 보잘것없어 보이는 글을 들여다보면 글쓰기가 겁이 나고 무엇을 써야 할지 도통 떠오르지 않습니다. 쪼그라드는 마음만큼 몸도 움직이질 않습니다. 노트북을 켜서 자판을 두드리는 일조차 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러면서 차츰 글쓰기에서 멀어집니다. 글쓰기에 슬럼프가 찾아오는 것입니다.


그럴 때일수록 일부러 몸을 움직입니다. 집안일을 찾아서 하고 요리를 합니다. 실내 자전거를 타거나 계단 오르기를 합니다. 도서관까지 걸어갔다 오는 길에 꽃도 보고 사람도 봅니다. 그리고 샤워를 합니다. 샤워할 때면 희한하게 글감이 마구 떠오릅니다. 서둘러 휴대전화를 찾아 메모해야 할 정도로 제법 괜찮아 보이는 문장이 튀어나오기도 합니다. 샤워를 끝마칠 때쯤이면 글이 쓰고 싶어 미칠 것 같습니다.


글을 쓸 때나 쓰지 않을 때나, 슬럼프에 빠지더라도 내내 글만 생각하는 것이 진정한 글쓰기로 저를 이끌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의미에서 라라크루 글벗들과 함께 12주를 걷는 것, 쑥 마늘 프로젝트를 함께 하며 몸과 마음을 자꾸 움직이는 것만큼 성실한 환경은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글을 계속 쓰고자 한다면 말입니다.




#라라크루

#라이트라이팅

#문장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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