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사랑은, 거리두기입니다
< 라라크루 금요문장 공부 >
⭕ 라라 크루 < 금요일의 문장 공부 > 2024.08.09
[오늘의 문장] - <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 > , 알랭 드 보통
� 이 세상에 항상 나쁘기만 한 사람은 거의 없다. 우리에게 상처를 주는 사람 스스로도 고통스럽다. 그러므로 적절한 대응은 냉소와 공격이 아니라, 드문 순간이나마 우리가 할 수 있다면, 사랑해 주는 것뿐이다.
[나의 문장]
이 세상에 평생 내 품에 있는 사람은 전혀 없다. 한없이 살갑고 다정한 사람 스스로도 정서적 독립을 지향한다. 그러므로 적절한 태도는 섭섭함과 슬픔이 아니라, 할 수 있는 한 매 순간, 끊임없이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뿐이다.
[나의 이야기]
큰아들이 어깨 관절 수술을 받고 입원했습니다. 간호 병동을 활용할까 하다가, 방학이라 바쁘지도 않고 직접 도와주고 싶은 마음에 간병을 자처했습니다.
큰 수술은 아니라지만 전신 마취를 하고 초췌한 모습으로 병실에 도착한 아들을 본 어미의 마음은 편치 않았습니다. 덜 풀린 마취, 수시로 몰려오는 진통, 보호대로 묶어 놓아 불편한 몸. 환자가 된 아들이 엄마 눈에는 마냥 아기로 보였습니다.
활동성이 강한 아들은 하루 종일 먹고 잠만 자는 병원 생활에 질려버렸습니다. 당장이라도 나가 축구를 하고 싶다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합니다.
독립심이 큰아들은, 자신은 스물네 살의 다 큰 청년이라며 뭐든 혼자 해 버릇해야 한다고 매정하게 말합니다. 부모의 도움을 받고 싶지 않은 마음과는 달리 한 손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은 현실에 답답해합니다. 그러니 다정하고 살가운 말이 나올 리 없습니다.
자신을 과잉보호하려 한다는 아들의 퉁박을 듣고 나니 섭섭함이 밀려왔습니다. 아들이어서가 아니라 환자라서 도와주는 것이라고 말했지만 가슴 한편은 울적해집니다.
내 배로 낳고 품에 안아 키웠다지만, 자식은 세상에 나온 순간 독립된 인간이라는 것을 끊임없이 상기해야 합니다. 마음은 늘 자식을 향해 있고 눈은 한없이 자식을 보고 있지만, 뻗어 가려는 손길은 거두고 자꾸 열게 되는 입은 닫아야 합니다. 그게 힘들다면 들리지 않고 닿지 않는 정도의 거리를 유지해야겠습니다. 그게 사랑입니다.
그 사랑을 지키기 위해, 도움을 청할 때만 응하고 그 외의 시간에는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조용한 간병인이 됩니다. 글을 쓰는 사람이라는 것이 한없이 고마워지는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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