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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늘봄유정 Dec 06. 2019

D-100 프로젝트 < D-23 >

< 마음을 다스리는 법 >


1. 커피 마시기

2. 달달한 도넛 먹기

3. 친구들과 만나 수다 떨기

4. 맛있는 음식 먹기

5. 음악 듣기

6. 영화 보기

7. 여행 가기

8. 화투 치기

9. 한바탕 울기

10. 아무 생각 말고 일단 자기

11. 화장실 청소하기

12. 장아찌, 김치 담그기

13. 술 마시기

14. 포효하기

15.

16.

17.

18......

맘이 울적하거나, 화가 나거나, 슬프거나, 우울하거나....

온갖 부정적인 감정이 올라올 때 쓰는 방법들이다.

사람마다 각자만의 방법이 있다지만 거기서 거기겠지...

어차피 변하지도 바꿀 수도 없는 상황과 환경이라면 내 마음을 다스리는 수밖에는 뾰족한 수가 없다.


오늘은 위에 적은 것 중 무려 8가지나 해야 했다.

도저히 진정이 되지 않는 슬픔과 분노가 식을 줄을 몰랐기 때문...

처음 우울함이 고개를 들었을 때, 커피를 마셨다. 잠깐 진정이 되는가 싶었지만 기분이 나아지지 않았다. 한파고 뭐고 옷을 주워 입고 나가 도넛을 10개나 사 왔다. 앉은자리에서 2개나 먹어치웠다. 조금 괜찮아지나 싶던 그때... 다시 게이지가 차올랐다.

음악을 틀었다. 그러면서 울었다.

게이지는 좀처럼 내려갈 줄 몰랐다.

포효하며... 한바탕 더 울었다. 조금은 진정이 됐다.

배달시킨 재료들로 김치를 담갔다. 정신없이 일을 하다 보니 저녁때가 다 되었다. 하루 종일 도넛 2개로 버틴 허기진 배를 위해 수육을 삶고 굴을 씻었다. 김장하며 따로 떼어 둔 배추와 김치 속, 수육과 굴로 맛있는 저녁을 먹었다. 조금씩 게이지가 내려가는 게 느껴졌다.

어질러진 부엌을 정리하고 맥주를 마셨다. 그제야 평온해졌다.


삶은 늘 오르막길 내리막길인걸 안다.

행복한 일들로만 혹은, 불행한 일들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도 알며, 모든 것은 내 맘 쓰기 나름이라는 것은 더욱 잘 안다.

긍정의 기운, 웃음 띤 얼굴, 온화한 말투, 포용적인 눈빛을 유지하며 내 주변의 이들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이 내 맘도 편안한 길이라고 생각한다. 미움받을 용기랍시고 내 느끼는 대로, 내키는 대로 다 표현했다가 내 마음이 더 불편해지던 경험은 충분히  했다.

나도, 타인들도 모두 편안 해지기 위해서는 혼자만의 시간 동안 마음을 다스리는 일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부지런을... 떨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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