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는, 갱년기 극복이 아닙니다

by 늘봄유정

[ 이 글은 업체로부터 소정의 원고료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본격적으로 다이어트를 결심한 것은 일 년도 더 전의 일이었다. 2025년을 며칠 앞둔 어느 날 늘 그랬듯이 새해 결심에 다이어트를 넣었다. 야채즙을 먹으며 3일간 디톡스를 했고 3kg 감량을 했다. 조금은 가벼워진 몸으로 새해를 맞으며 올해는 기필코 체중감량에 성공하리라 다짐했다.


아무리 저녁을 굶어도, 운동을 해봐도 살은 빠지지 않았다. 감량했던 몸무게가 제자리를 찾는 것도 순식간이었다. 그렇게 여름이 찾아왔다. 평소보다 더 더위에 지쳤고 아침마다 부었다. 제때 빼주지 않은 붓기는 그대로 살이 되었고 푸석한 얼굴과 퉁퉁한 손발 때문에 마음이 쳐졌다.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다.


한의원을 찾아갔다. 다이어트 한약을 짓기 위해서였다. 맥을 짚고 문진을 한 한의사는 갱년기를 대비한 보약을 같이 처방해야 한다고 했다. 오십을 목전에 둔 여성에게 필요한 건 약효가 좋은 다이어트 한약이 아니라, 급격한 신체 변화를 대비하면서 몸의 균형을 잡아주는 약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감량 속도는 더딜지라도 식습관과 생활 패턴의 변화를 통해 다가오는 갱년기를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그렇게 변화가 시작되었다.


달걀 하나와 땅콩버터를 곁들인 사과 반쪽으로 아침을 시작했다. 점심은 평소 식사량의 반으로 줄였고, 저녁에는 두유와 방울토마토를 먹었다. 허기질 때는 견과류와 삶은 달걀을 먹었고 가끔 즐기던 술도 거의 먹지 않았다. 꾸준히 운동했고 가벼워지는 몸을 느꼈다. 그렇게 석 달을 지냈다.


10kg의 감량보다 눈에 띄는 변화는 맑아진 피부와 붓기 없는 삶이었다. 몸이 늘 가벼우니 삶의 활력이 올라오고 체력도 오히려 좋아졌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몸과 마음의 가벼움을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어졌다. "목표는 다이어트가 아니다. 건강한 삶이다."라는 문구를 휴대폰 첫 화면에 써놓고 매일 보면서 각오를 다졌다.


오십. 아직 규칙적으로 생리를 하고 있다는 것이 또래 지인들에게 부러움을 사는 나이다. 갱년기를 겪고 있는 지인들은 잠깐 만나는 사이에도 덥다고 부채질하고 춥다며 옷을 껴입기를 수차례 반복한다. 손 선풍기를 1년 내내 들고 다니는 이도 있고 불면증에 시달린다며 멜라토닌을 복용 중이라는 이도 다수다. 나는 어떤 증상으로 갱년기를 보내게 될까. 잘 이겨낼 수 있을까. 곧 닥칠 미래를 지인들을 통해 미리 보면서 생각이 많아진다.



여성의 갱년기는 완경과 함께 급속히 진행된다. 눈에 띄는 증상으로 적극적인 치료에 대한 관심이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높다. 이에 반해 남성의 갱년기는 소외된 영역이다. 남성 호르몬의 변화, 노화로 인한 신체 기능 저하, 사회적 지위의 변화 등으로 남성 역시 여성만큼이나, 때로는 여성보다 더 심각하게 정서적, 신체적 문제를 겪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겨진다.


남편도 그랬다. 오십에 접어들던 몇 해 전, 여러 신체 기능이 많이 떨어졌다며 우울해했다. 얼마간은 짜증과 투정이 늘었고 또 얼마간은 무기력과 우울이 지배했다. 병원에 가서 상담도 받아봤지만 뾰족한 수는 없었다. 그러다 안 되겠는지 생활에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아침에 일어나 들기름 한 스푼 먹기, 사과 식초를 물에 희석해 하루 동안 조금씩 마시기, 규칙적으로 운동하기 계획을 열심히 지켰다. 거기에 한 가지를 더해, 즐겁고 건전한 취미 하나를 만들었다. 당구였다.


마음 맞는 친구와 퇴근 후, 주말 시간에 만나 당구를 친다. 조금 과하다고 느껴질 때도 있지만,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는 삶에 큰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취미로 인해 일상이 즐거워졌고 앞으로도 삶에 즐거운 일이 많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마음을 갖게 된 것, 건강한 취미 생활을 오래 즐기기 위해 헬스도 열심히 하는 것. 아내의 입장에서 싫어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


아직 오지 않은 갱년기에 대한 두려움으로 전전긍긍하기보다는 오늘을 긴 인생의 시작으로 여기며 단단한 자신을 만들어 나가는 일에 집중하려 한다. 건강하게 먹고, 열심히 일하고, 즐겁게 살아가는 마음가짐, 몸가짐을 지켜간다면 갱년기뿐 아니라 노화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나이 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목표는 다이어트나 갱년기 극복이 아닌, 건강하고 행복한 삶이니까 말이다.



갱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신 분, 주변에 갱년기로 고생중이신 분과의 사연, 갱년기를 준비하는 각오 등 갱년기에 대한 생각을 글로 풀어 공모전에 도전해보셔요~


「갱년기 사연 공모전 – 함께 만드는 갱년기 사용설명서」

기간: 2026.03.03~04.30

대상: 100만 원 (1명)

최우수: 60만 원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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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선: 「좋은생각」 1년 정기 구독권 (2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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