쉰두 번째 시시콜콜

<코로나 편>

by 늘봄유정

고1인 작은 아이가 등교를 했다. 올해 처음으로... 실질적인 입학식인 셈...

처음 입어보는 고등학교 교복을 입고, 새로 산 가방을 메고 집을 나서는 아이의 뒷모습을 보니 기분이 묘했다. 학교를 가는 것이 이렇게 특별한 일이었는지, 이렇게 감격스러운 일이었는지, 초등학교 1학년 입학 이후 실로 오래간만에 느껴보는 감정이다.

지난밤, 담임선생님과 학부모들의 단체 톡방에서 한 학부모는 이렇게 말했다.

"드디어 내일이네요. 지금 열심히 준비물 체크하고 있어요. 유치원 보낼 때 생각납니다."


가족 모두가 일터로 학교로 나가 텅 빈 집안도 반년만, 분주한 아침을 챙기고 아무도 없는 집에서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는 것도 반년만이다. 분명 반년 전에는 이런 오전이 일상이었다는 게 낯설다.


코로나 19로 석 달 간의 휴원 끝에 수업을 재개한 학생들에게 물었다.

"그동안 가장 하고 싶은 게 뭐였니?"

"맘 편히 외식하는 거요~"

"밖에 마스크 없이 막 다니는 거요~"

"학교 가고 싶었어요~"

저마다 한 마디씩 하는 와중 한 아이의 말이 인상적이었다.

"집에 혼자 있어보고 싶었어요."


분명 한 지붕 아래 사는 가족이지만 외출에 제한이 가해지니 가족 간의 비자발적인 동거가 불편해진 상황. 그런데 이제는 그 상황에 익숙해져 혼자된 이 시간이 불편해졌다. 간사한 인간은, 영원히 지속될 것 같던 일상이 변해도 금세 적응해버리나 보다.

분명 석 달 전 등교 개학이 무한정 미뤄지던 시점보다는 많은 부분에서 일상은 회복되고 있다. 조심스럽지만 학교도 가고 있고 외출도 잦아졌다. 종교모임이나 해외여행이 자유로워지기까지는 얼마간의 시간이 걸리겠지만 언젠가는 이전의 삶을 찾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있다. 이전에 누리던 만큼의 자유가 가능할까? 아니, 사람들은 이전에 누리던 자유의 크기를 기억이나 하고 있을까?


그래서 오늘의 Topic은...

< 코로나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없다.>


* 일주일의 등교 후 다시 일주일간 원격수업이 진행된다. 등교 인원 최소화를 위한 조치. 등교와 온라인의 병행, 어쩌면 이것이 일상이 될지도 모르겠다.

* 원래, 가족들이 모두 나간 후 모닝커피를 마시면 화장실 신호가 왔었다. 아무도 없어야 편하게 배변이 가능했는데, 이젠 아무도 없으니 신호가 안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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