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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늘봄유정 Jul 13. 2020

예순여섯 번째 시시콜콜

#1.

인권변호사이자 사회운동가.

참여연대를 설립하고 아름다운 재단과 아름다운 가게를 운영한 인물.

헌정사상 최장기간인 10년 가까이 수도 서울을 이끌었으며 무상급식과 반값등록금 실현 등 활발한 시정활동을 수행한 사람. 

그러한 그의 공이 인정되어 장례는 5일간 서울특별시장으로 진행됐다.

참담하고 황망한 마음을 가진 이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2017년부터 그에게서 지속적으로 성추행을 당했다는 비서의 고소와 폭로.

피의자의 사망과 함께 공소권 없음으로 끝난 사건. 

묻힌 진실과 남겨진 의혹.

'공무 중 사망이 아닌 그의 죽음에 5일간의 서울특별시장은 적절치 않다'는 국민청원에 50만 명 이상의 국민들이 동의했다. 

누군가는 조문을 했다고 비난받고 누군가는 조문을 안 했다고 비난받는다. 


#2.

비슷한 시기 99세로 별세한,  대한민국의 군인이자 외교관이자 기업인이었던 사람.

6.25 전쟁 중 혁혁한 공을 세운 명장이자 한미동맹의 심장이자 영혼이라고 평가되는 인물.

미국 국가안보회의는 "그를 비롯한 영웅들 덕분에 오늘날 한국이 번영한 민주공화국이 됐다"며 애도했다.

일각에서는 그의 장례를 육군장에서 국가장 또는 사회장으로 격상할 것과 동작동 국립 서울현충원에 모실 것을 촉구했다.


일제시기 일제 괴뢰국인 만주국의 항일독립군 탄압 부대인 간도 특설대에서 활동. 

창씨명은 '백천의칙'. '시라카와 요시노리'

친일반민족행위자에게 믿기 힘든 국가의전이 제공되고 있다며 국립 대전현충원의 안장도 백지화되어야 한다는 주장. 



두 인물의 삶이 대한민국과 관련된 수많은 이슈에 걸쳐있기에 죽음마저도 조용할 수가 없다. 여야의 대립, 진보와 보수의 갈등에도 이용되고 그들의 공과 과 사이에서 시민들의 의견도 분분하다. 

개인의 죽음으로 애도하기에는 사회적, 역사적 궤적을 무시할 수 없다. 

공인의 죽음으로 추도하기에도 사회적, 역사적 비난을 간과할 수 없다. 

정답이 있을 리 없다. 

다만 그들의 죽음 앞에 드러나는 산자들의 민낯이 부끄럽다. 

그들의 죽음에 어찌할 바 모르는 우리가 안쓰럽다. 

그들의 죽음이... 불편하다...


그래서 오늘의 Topic은...

< 역사적, 사회적 인물의 평가에 있어 과보다 공이 우선이다. >


* 이런 이야기를 하면 학생들은 끊임없이 질문한다.

"박정희 대통령은요?"

"전두환 대통령은요?"

"박근혜 대통령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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